이철우 경북지사, 칠곡할매글꼴 주인공들과 '마지막 수업'

경북=심용훈 기자 2023. 1. 25. 15: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북 칠곡할매글꼴 할머니들과 40여 년 만에 교사로 돌아와 분필을 잡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마지막 수업'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25일 이 지사는 경북도청 미래창고에 70년대 교실을 재현하고 칠곡할매글꼴 주인공들인 추유을(89), 이원순(86), 권안자(79), 김영분(77) 할머니를 초청해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반장을 맡은 김영분 할머니의 구호에 맞춰 4명의 학생이 인사를 하자 이 도지사는 큰절을 올리면서 '마지막 수업'을 시작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5일 이철우 경북지사가 칠곡할매글꼴 할머니들에게 일일 교사로 나서 수업을 한 뒤 '우리 동네에 사람 마이 살게 해주이소' 라고 적힌 액자를 전달 받았다./사진제공=경상북도


경북 칠곡할매글꼴 할머니들과 40여 년 만에 교사로 돌아와 분필을 잡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마지막 수업'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25일 이 지사는 경북도청 미래창고에 70년대 교실을 재현하고 칠곡할매글꼴 주인공들인 추유을(89), 이원순(86), 권안자(79), 김영분(77) 할머니를 초청해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최고령인 이종희(91) 할머니는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이 지사는 할머니들을 위해 교실을 마련한 것은 물론 직접 교단에 올라 일일 교사가 됐다. 1978년부터 1985년까지 7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이 지사로선 근 40년 만에 다시 오른 교단이었다. 일제강점과 가난으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마지막 세대인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200만 명이 넘는 문해력 취약 계층에 대한 관심과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나선 일이기도 하다.

할머니들은 수업을 위해 10대 시절 입지 못한 교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반장을 맡은 김영분 할머니의 구호에 맞춰 4명의 학생이 인사를 하자 이 도지사는 큰절을 올리면서 '마지막 수업'을 시작했다.

이 지사는 지방시대를 중심으로 경북 4대 정신을 설명하는 수업 시간 내내 가족과 대한민국 근대화를 위해 헌신한 할머니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수업에 언급됐던 단어를 할머니에게 불러주며 받아쓰기 시험을 치르고 빨간 색연필로 직접 채점하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경북도가 운영하는 경북도민행복대학 이름으로 졸업장도 받았다.

일제강점기 '한글맞춤법 통일안' 제정에 참여하는 등 우리말 연구와 보급에 앞장섰던 외솔 최현배 선생의 손자 최홍식(70) 세종대왕기념 사업회장은 화환을 보내 수업의 의미를 더했다.

칠곡 할머니들은 이 지사에게 "할매들은 지방시대가 무슨 말인지 잘 몰라예. 우짜든지 우리 동네에 사람 마이 살게 해주이소" 라고 적힌 액자를 전하며 지방시대에 대한 소박한 바람을 표했다.

김영분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들은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때론 부모님을 일찍 여의거나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학교에 가지 못했다" 면서 "오늘 수업을 통해 마음에 억눌려 있던 한을 조금이나마 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어르신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계승·발전시켜 평생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할매글꼴은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다섯 명의 칠곡 할머니가 넉 달 동안 종이 2000장에 수없이 연습한 끝에 2020년 12월에 제작된 글씨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각계 원로와 주요 인사 등에게 보낸 신년 연하장은 물론 한컴과 MS오피스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국립한글박물관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경북=심용훈 기자 yhs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