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모피아 놀이터인가” 금융노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에 반발

최희진 기자 2023. 1. 25. 15: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봉수 우리은행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도전 결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리은행노동조합 제공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포함되자 우리금융노조 등 금융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동자들은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이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로 전락할까 우려스럽다”며 “내부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내부 출신 인사를 차기 회장에 내정해 관치 논란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반발하는 것은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서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18일 회의에서 임 전 위원장을 포함한 롱리스트 8명을 선정했고, 오는 27일 후보군을 2~3명(숏리스트)으로 압축한다. 금융계에선 임 전 위원장이 숏리스트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임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현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한 즈음부터 차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입길에 오르내리던 인물이다. 금융노조는 당국이 우리금융 회장에 관료 출신 인사를 앉히기 위해 손 회장에게 퇴진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은 지난 18일 연임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박봉수 우리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도전 결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리은행노동조합 제공

금융노조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임종룡은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후 최고경영자의 독단과 비리를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 자리에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고 친분이 있는 인사를 임명해 구설에 올랐다”고 말했다.

2년 가까이 농협금융 회장을 지낸 임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5~2017년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금융노조는 “라임 펀드 등 대규모 사모펀드 사고가 발생한 것은 금융당국이 사모 자본시장이 민간자본 중심으로 전환되도록 규제를 완화한 2015년 10월25일부터 시작됐다”며 “당시 금융위원장이었던 임종룡은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해 진입 장벽은 대폭 낮추면서 투자자 보호, 시스템 리스크 방지 등을 위한 규제는 갖추지 않은, 정책 실패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이어 “그런 자가 우리금융 수장으로 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면 금융노동자를 기만하고, 자괴감으로 치를 떨고 있는 우리금융 직원들을 또 한 번 죽이는 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