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브릿지] 문화산업과 게이미피케이션

이창희 게임진 기자(changhlee@mkinternet.com) 2023. 1. 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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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소장
요즘 고객들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돈을 씁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서비스와 제품을 좋아합니다. 「 무라마츠 다츠오 」

문화산업의 중심에 게임이 있다는 것은 이제 놀라운 것이 아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녀노소와 성별을 불문하고 폭넓게 침투하지 못했다는 부분에도 공감할 것이다. 오타구라는 단어를 비롯해 중독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연상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침투 못 했다는 의미는 게임을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게임의 가치에 대해 인식 자체가 돈은 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완전히 불식되었다고 생각된다. 게임이 만든 공식이 웹소설과 웹툰에 뿌리를 내리고 드라마로 확산 중이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이 시작된 이래로 중심에는 재도전 즉 리셋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패배하면 다시 도전하고 더 잘하기 위해 다시 도전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도전하면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공평하게 다시 시작하는 개념 말이다. 한중일 모두에서 인기 있는 회빙환의 시작이 여기라고 본다.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는 원하는 대상이 나올 때까지 도전하는 리세마라는 이제 기본 중의 기본이 되었다. 그리고 수십 년에 걸쳐 이런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회빙환 중심의 문화 콘텐츠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회귀, 빙의, 환생의 앞 글자를 따서 회빙환이라고 한다.

얼마 전 종영된 재벌집막내아들처럼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개념을 역사와 연결해 친숙함을 더해준 부분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게임에서 출발한 재도전과 리셋의 개념을 무의식중에 겪어왔기에 그 자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부분이 가장 크다.

회빙환이라는 하나의 요소만으로 이렇게 큰 성공을 거뒀다는 말이 아니다. 회빙환이 중심이 되고 그 위에 사람들이 더 몰입할 수 있고 자신의 상황이 저 상황이라면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으며 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보여준 것이 크다고 생각된다.

게임을 플레이 과정에서 리셋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할수록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게임에 최적화된 고효율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사람들과 플레이를 통해 편차가 있더라도 플레이하는 나 자신의 숙련도와 상황 대응력이 상승하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과거 게임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절제된 부분들이 지금은 AAA급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보다 더 현실 같은 스토리텔링을 인터렉티브하게 만드는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이는 게임산업이 선두인 영역이며 이런 부분의 일부만 활용해도 제벌집막내아들 같은 성공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런 구조와 특징만 차용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위에 더해지는 독창적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게임의 수많은 구성요소 중 일부만 사용해도 이처럼 기존 문화산업에 획을 긋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임의 요소들은 이제 문화 산업적 관점에서 전략적 브랜딩에 더욱 많이 활용되어 나가야만 한다.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여 제품과 서비스의 구매 및 이용 의사를 높이는 자산으로서 가치를 디지털 형태로 전달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게임에 수많은 기법과 요소들이 궁극적으로는 재미를 향해 가고 있기에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요즘의 소비 경향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 한발 더 나아가 단일 제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세계관을 구축해주는 형태의 상품도 다양해져야 한다.

콘텐츠나 게임들이 한번 구축한 세계를 시리즈물과 같은 형태로 더 다양하게 활용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과 같이 게임 같은 형태의 브랜딩을 기업들이 추구하고 역사와 같이 연결해 나가는 것에 노력을 좀더 기울인다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더 큰 즐거움도 줄 수 있을 것이다.

[게임 브릿지: G-Bridge]는 게임인들의 외고로 꾸며지는 코너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코너에 게재를 원하거나 의견을 개진하실 게임인은 run@mkinternet.com으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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