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로 신장암 ‘명의’ 찾은 베트남 환자…한국서 수술 성공

박정연 기자 2023. 1. 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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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으로 고통받던 베트남 환자가 한국 의료진과 원격진료 후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홍성후 교수는 "2016년 국내 최초로 복강경 로봇을 이용해 하대정맥 혈전을 동반한 신장암 수술을 시행할 당시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수술을 성공할 수 있을까 몇 주 동안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방법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며 "연구를 계속한 결과 최근에는 혈관용 풍선을 이용해 수술의 위험성을 낮추면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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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후 서울성모병원 교수, 하대정맥혈전 동반 신장암 로봇수술
홍성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하대정맥혈전 동반 신장암을 앓았던 베트남 환자 레 쟝반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신장암으로 고통받던 베트남 환자가 한국 의료진과 원격진료 후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25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60대 남성 ‘레 쟝반’씨는 2년 전 베트남에서 검사를 받고 신장에 암이 아닌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다 최근 옆구리 통증을 느껴 재검을 받았고 신장암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소문 끝에 홍성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게 진료를 받게 됐다.

지난해 12월 서울성모병원의 원격진료시스템 ‘보이닥(VOIDOC)’으로 첫 진료가 이뤄졌다. 보이닥은 ‘음성의사(Voice-Doctor)’ 및 ‘보이는 의사’라는 의미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상을 통한 상담을 지원한다. 환자의 기록은 보안시스템으로 안전하게 관리된다.

원격진료를 통해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를 확인한 홍 교수는 하대정맥혈전이 동반된 신장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수술적 치료가 시급했던 환자는 이달 16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하대정맥혈전을 동반한 신장암은 전체 신장암의 4~10% 정도이지만 종양과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지 않으면 1년 생존율이 30%가 안될 만큼 생명을 위협한다. 하대정맥혈전제거술과 근치적 신장적출술을 성공적으로 받으면 5년 생존율은 50% 이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이 필수다.

문제는 하대정맥혈전 동반 신장암 수술이 모든 비뇨기암 수술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위험하다는 점이다. 온몸의 피가 심장으로 들어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혈관인 하대정맥을 박리하고 결찰 및 절개해 혈전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량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술 중에 혈전이 떨어져나가면 폐나 뇌 그리고 각종 장기에 색전증이 발생해 수술 중에 사망할 수도 있다.

하대정맥혈전 동반 신장암 수술은 일반적으로 개복수술을 한다. 개복하지 않고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환자의 상태를 살핀 홍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신장적출술 및 하대정맥혈전제거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수술 결과 환자는 수술 다음날부터 식사와 보행을 시작하면서 순조롭게 회복했다. 수술 나흘 뒤인 이달 21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홍성후 교수는 “2016년 국내 최초로 복강경 로봇을 이용해 하대정맥 혈전을 동반한 신장암 수술을 시행할 당시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수술을 성공할 수 있을까 몇 주 동안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방법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며 “연구를 계속한 결과 최근에는 혈관용 풍선을 이용해 수술의 위험성을 낮추면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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