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면 항상 결과 좋았어요" 김광현의 유쾌한 징크스

최종혁 기자 2023. 1. 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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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WBC 전승 목표로 임할 것"
최정 "라스트 댄스, 우승으로 끝나길"


"제가 가면 항상 결과가 좋았어요."

오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SSG 스프링캠프 훈련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한 김광현(33·SSG 랜더스)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각오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결과를 살펴보니 한국은 김광현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김광현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출국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광현이 처음으로 나선 국가대표 무대는 2008 베이징올림픽으로 결과는 한국의 9전 전승 금메달이었습니다. 김광현은 풀리그와 준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호투했습니다. 그다음 2009 WBC 예선 1라운드에선 일본에 난타를 당하며 2-14, 7회 콜드게임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긴 했지만, 결과는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5전 전승 금메달 주역이 됐고, 2015 프리미어12 초대 우승도 이끌었습니다.

"목표는 우승…자신감으로 무장"

이번 2023 WBC에서도 김광현은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목표는 높게 보고 간다"며 "예선전 한 경기 져도 된다 생각하지 않고 전승을 목표로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어느 나라든 어느 경기든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김광현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야구에서 '중요할 때'는 경기 초반"

아직 대표팀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만큼 김광현은 구체적인 경기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앞서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김광현은 고참으로서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가 돼야 해 중요할 때 쓸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김광현은 "야구에서 중요할 때는 경기 초반"이라며 "어느 팀이든 처음 만나는 투수는 상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 초반 리드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드먼, 투수 편하게 해주는 야수…곧 만날 것"

이번 대표팀에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동료였던 한국계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을 만납니다. 김광현은 "에드먼은 투수를 편하게 해주는 야수고, 묵묵하게 뒤에서 잘 지켜줬다"며 "어느 포지션에 서도 자신의 역할을 하는 선수로 타자로도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드먼은 "김광현에게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는데요. 김광현도 "빨리 에드먼을 보고 싶다"며 에드먼이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에 만나겠단 계획입니다. "SSG 스프링캠프 훈련장과 세인트루이스 훈련장이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라며 "에드먼을 직접 만나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김광현이 자녀들의 손을 잡고 이동하고 있다.

"대표팀을 노란 머리로 갈 순 없지 않나"

김광현은 비시즌 동안 머리카락을 노란색으로 염색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김광현의 머리는 어두운색으로 바뀌어 있었는데요. 그는 "그냥 기분 전환"이라며 "네이비(짙은 남색)으로 염색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대표팀을 노란 머리로 갈 수 없지 않나"며 "이번 한국 대표팀 유니폼 색이 네이비"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만큼 태극마크의 무게를 무겁게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16경기 57⅔이닝을 던져 한국 야구 대표팀 최다 이닝 기록을 보유한 김광현은 이번 WBC에서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던진다"며 "평소보다 빨리 몸 상태를 끌어 올려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잘 이겨내 좋은 모습으로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불스처럼 우승하고파"

김광현과 함께 출국한 최정(36·SSG)도 어쩌면 '라스트대스'가 될지도 모르는 대표팀에 나서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최정은 이번 대표팀에서 최고참 이지영(37·키움)에 이어 박병호(36·KT)와 함께 NO.2입니다. 최정은 "마지막 대표팀이 될 것 같다"며 "우승해 시카고 불스처럼 '라스트 댄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가 현역 마지막 해의 마이클 조던을 앞세워 1997~1998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WBC를 자신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로 장식하고 싶단 겁니다.

"후회 없이 최선을…'잘 싸웠다' 말 듣겠다"

이번 대표팀에는 '전문 3루수'가 최정, 단 한 명뿐입니다. 최정은 "부담도 되지만 후회 없이 재미있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라운드에서 탈락한 2013 WBC를 언급하면서 "그때 분위기를 느끼고 싶지 않다"며 "후회 없이 경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이번에는 다르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최정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출국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숙적' 일본전을 앞둔 의지도 다졌습니다. 최정은 "일본팀 멤버가 한 수 위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WBC는 단기전이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실수를 안 하는 게 관건"이라며 "선수들 모두가 최선 다해 팬분들이 실망하지 않게끔 '잘 싸웠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고의 시설 갖춘 훈련장…장거리 비행 힘들어"

그러면서도 최정은 '뜻밖의' 걱정을 호소했습니다. 스프링캠프 훈련장으로 향하는 여정이 힘들다고 말입니다. SSG 선수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 베로비치는 직항이 없어 인천에서 애틀랜타까지 약 14시간 비행을 하고, 환승 후 플로리다에 도착한 뒤 다시 버스로 이동합니다. 총 이동 시간만 약 20시간인데요.

최정은 "항상 장거리 비행을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일단 도착하면 훈련 환경은 정말 좋은데 직항편도 없고 시차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생긴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일부러 어제 안 자고 오늘 새벽 공항으로 와 정신이 없다"며 애교 섞인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SSG는 플로리다에서 2월 말 귀국해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실전 경기 위주의 2차 캠프를 치릅니다. 다만 김광현과 최정은 플로리다에서 애리조나로 건너가 WBC 대표팀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으로 귀국한 다음 일본 오사카와 도쿄로 이어지는 대표팀 일정을 함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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