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3개월' 30대 극단 선택…유족 "상사가 고성으로 인격모독성 막말"

이지선 기자 입력 2023. 1. 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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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한 지역 단위농협에 근무하던 3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직원의 유가족은 25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아들이 숨졌다. 신혼 3개월만에 목숨을 스스로 끊어야만 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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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직장 갑질 때문…진실 밝혀야"
농협 "매뉴얼 따른 조사 결과 혐의 없다는 판단"
전북의 한 지역 단위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 A씨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A씨 유족들이 25일 전북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3.1.25/뉴스1 이지선기자

(전북=뉴스1) 이지선 기자 = 전북의 한 지역 단위농협에 근무하던 3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직원의 유가족은 25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아들이 숨졌다. 신혼 3개월만에 목숨을 스스로 끊어야만 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 주장에 따르면 A씨(32)는 설 명절을 얼마 앞둔 지난 12일 새벽 자신이 근무하던 사무실 앞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장수농협에 입사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지난해 1월께 B씨가 센터장으로 부임하며 시작됐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들은 B씨가 당시 잡곡업무를 담당하던 A씨에게 상의 없이 잡곡센터를 장날에만 열도록 임의로 처리했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주차 문제나 화장실 이용 문제, 결혼식 관련 문제 등 전반적인 상황마다 갈등이 빚어졌다는 것이 유족 측의 주장이다.

이들은 "B씨가 직원들 앞에서 고성으로 왜 일을 그렇게하느냐고 인격 모독성 막말을 하고, 여러 사람이 해아할 과중한 업무 지시를 강요했다"며 "집이 부자라 재수없다는 식으로 말하며 커피를 사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다 전주의 한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7일 근무지에서의 괴로움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다. 당시 경찰 추적을 통해 A씨는 다행히 무사히 발견됐고, 농협은 이 사건을 계기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농협 측은 지난해 12월5일 정식조사결과 심의위원회를 통해 피신고인의 혐의가 없다고 결론 지었다. 공인노무사가 작성한 조사결과보고서에 기초한 심의위원의 조사 결과에 따른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가족들은 "괴롭힘 신고가 이뤄졌지만 피해자와 가해자들 간의 업무 공간이 분리되지도 않아 매일 얼굴을 맞대며 조롱과 괴롭힘을 당해야했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회사에서 조사를 위해 연결해준 노무사 역시 가해자와 알던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해당 노무사는 "전에 농협중앙회 근무를 했을 때 교육 차원에서 B씨를 한 두 번 만난 적이 있다"며 "그렇지만 그 사실이 여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장수농협 관계자는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매뉴얼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조사가 이뤄졌고, 신고자인 A씨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분리 조치도 이행했다"며 "추후 경찰이나 고용노동부 등에서 조사를 요청하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노무사 선정과 관련한 질문에는 "아는 노무사가 따로 없어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된 노무사에게 연락을 하게 됐던 것이고 피신고인과 일면식이 있다는건 전혀 몰랐다"며 "당시 조사에서는 직원들과 신고자의 주장이 상당히 달랐기 때문에 노무사가 그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A씨 아버지는 "괴롭힘이 얼마나 심했으면 학생 내내 힘든 운동을 하며 주장이나 과대를 도맡아했던 활발한 선수 출신의 아들이 결혼 3개월만에 목숨을 끊었겠느냐"며 "아들의 억울함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날 전북경찰청에 고소장을 내고 노동당국과 농협 중앙회 등에 증거 서류와 함께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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