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축구 승부조작 재판, 1심 뒤엎은 2심 나왔다
고교 축구 승부조작 의혹과 관련돼 감독들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징계 처분이 유효함을 확인하는 2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34-2민사부(재판장 김경란)는 2019년 전국 추계 고교연맹전 승부조작 관련 징계 처분에 대해 양 팀 감독들이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무효 소송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함으로써 협회가 내린 자격정지 7년 징계 처분이 유효하다고 최근 판결했다. 2022년 3월 원고 승소를 판결한 1심을 뒤엎은 판결이다. 원고 감독 두 명은 당시 서울재현고, 천안제일고 감독이었다. 대법원 상고 여부는 미정이다.
재판부는 원고 지도자들이 서울재현고의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승부를 조작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개연성이 증명됐고 봤다. 정상적인 경기로 보기 힘들고 승부조작 개연성이 있다는 경기 감독관, 심판 평가관, 심판 의견도 반영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3대0에서 3대4로 역전되는 과정에서 천안제일고가 고의적으로 공격을 자제하거나 수비를 태만히 했다. 제일고가 후반 4분 3-0으로 앞서 골이 나온 뒤 1분 만에 마지막 교체선수를 투입해 교체선수 여유를 한 명도 남겨두지 않은 점, 후반 7분부터 제일고 선수 한명이 부상을 이유로 이후 10여분 동안 빠진 상태에서 10명으로 경기가 진행된 점, 제일고 공격수 3명이 하프라인에 머무르기만 하고 다른 선수들만 수비하는 상황, 제일고가 프리킥을 얻었는데 공격에 대부분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상황 등도 2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재현고 출전선수 중 상당수도 ‘천안제일고 수비가 대충 뛴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고는 전반 2골, 후반 1골로 3-0으로 앞서다 후반 중반부터 4골을 내주며 3-4으로 역전패했다. 3차전을 치르기에 앞서 제일고는 이미 2승(5득0실)으로 3차전에서 대패하지 않는 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반면 1승1패(3득3실)에 머문 재현고는 제일고를 이기지 못하면 16강행이 힘들었다. 같은 조 여의도고도 재현고와 똑같이 1승1패(2득4실)를 기록한 채 3차전을 앞두고 있었다. 3차전을 치른 결과, 재현고는 4-3로 이겼고 여의도고도 구리고를 2-1로 제압했다. 재현고 2승1패(7득6실), 여의도고 2승1패(4득5실)로 두 팀 모두 승점은 같았지만 재현고가 골득실차로 16강에 올랐다. 똑같이 2승1패(8득4실)인 제일고는 승점에서는 재현고와 여의도고와 같았지만 골득실차(+4)에서 앞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양 팀 감독은 대학 선후배 사이다. 재판부는 “해당 경기에서 천안제일고가 패해도 천안제일고는 특별히 불리한 점이 없고, 대신 서울재현고는 본선 토너먼트에 올라가는 일방적인 이익을 얻게 돼 승부를 조작할 충분한 동기가 있다”며 “대한축구협회가 내린 7년 자격정지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해당 경기 영상은 유튜브(www.youtube.com/watch?v=sENfDEK0AWI&t=5837s)에 있다. 제일고가 3-0으로 앞선 채 진행되는 44분(영상 1시간 10분 17초)부터 종료까지 보면 경기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제일고 유니폼은 흰색, 재현고는 붉은 빛 푸른색이다. 영상 아래 댓글도 승부조작을 의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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