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이 도전인 만 22세 특급 유망주…이제 막 시작된 성장 영화, 팬들도 궁금해하는 결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1. 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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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이 도전이다.

현대건설 정지윤(22)은 팀은 물론이고 한국 여자배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데뷔 시즌부터 지금까지 매 시즌 눈에 띄는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그 누구보다 뛰어난 배구 열정에 남다른 승부욕,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보면서 그를 가르치는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팬들도 정지윤을 응원한다.

현대건설 처음 왔을 때는 미들블로커 포지션을 소화했다. 2018-19시즌 29경기를 소화하면서 210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후 2020-21시즌까지 미들블로커와 때로는 아포짓 스파이커,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가며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2020-21시즌에 30경기 전 경기에 나서 397점 커리어 하이를 세웠다.

정지윤의 성장 영화 이제 시작합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후 정지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전향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을 소화한 적이 있지만, 한 시즌을 풀로 소화한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향후 10년을 봤을 때 정지윤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자리를 잡는다면 현대건설은 물론이고 국가대표에도 큰 힘이 될 거라 봤다.

처음에는 걱정이 컸다. 시도 횟수는 적었지만 정지윤의 리시브 효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2018-2019시즌 26%(11/41), 2019-2020시즌 23%(3/13), 2020-2021시즌 20%(2/10)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도전 의지가 있고, 한 번 시도하면 결국엔 해내고 마는 불굴의 정지윤이다. ‘배구여제’ 김연경 역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에게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꼭 아웃사이드 히터로 키워주세요”라고 한 적이 있으며, 정지윤에게는 “굉장히 좋은 신체 조건을 가졌다. 점프, 타점, 파워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을 했었다.

지난 시즌 정지윤은 슈퍼 조커로 맹활약했다. 강성형 감독은 미들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에 정지윤을 넣지 않았다.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만 넣었다. 주로 교체였지만 30경기에 나서 237점, 공격 성공률 43.68%를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도 26.41%(117/390)로 첫 도전 치고는 괜찮았다.

올 시즌에는 더 기회를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되었어도 지난 시즌 30경기 94세트 출전이었는데, 올 시즌 이미 24경기-82세트를 소화 중이다. 기록도 208점, 공격 성공률 38.40%을 기록 중이다. 특히 리시브 효율이 30%대를 넘기면서 이전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선발 출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6번이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고예림-황민경의 공격이 터지지 않을 때 들어가 슈퍼 조커로서 역할을 120% 하고 있다. 상대의 목적타 서브도 곧잘 버티는 중이다.

정지윤은 아직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 사진=김재현 기자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뿐만이 아니더라도, 이미 인정을 받은 포지션인 아포짓도 문제는 없다. 물론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사령탑의 눈에는 한계가 보였지만, 24일 도로공사전에서 정지윤은 팀 사정상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해 맹활약했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부상으로 빠지고, 황연주-나현수가 모두 부진하면서 강성형 감독은 3세트부터 어쩔 수 없이 정지윤을 아포짓으로 넣은 것. 정지윤은 이날 16점, 공격 성공률 42%를 기록했다. 오랜만에 나선 아포짓 자리에서 어느 정도의 득점을 해줬고, 현대건설도 셧아웃 패를 면할 수 있었다.

강성형 감독은 “돌파구를 찾으려고 지윤이를 아포짓 자리에 넣었다. 그러나 아포짓 훈련을 안 하다 보니 한계치가 보인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미들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스파이커 세 포지션 동시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윤이는 때리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아포짓 같은 경우는 스윙 자체가 아웃사이드 히터와 다르다 보니 힘들어한다. 도로공사전도 어쩔 수 없이 들어간 것이다. 미들블로커 같은 경우는 두 선수(양효진, 이다현)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생각을 안 해봤다”라고 웃었다.

꾸준하게 선발로 나서는 모습도 곧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본인도 부담이 있다. 그러나 정규 시즌이 10경기 넘게 남았다. 기회는 주어질 것”이라는 게 강성형 감독의 설명이다.

정지윤은 매 시즌이 도전이다. 정지윤이 무서운 이유는 아직 그가 완성형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더 무섭게 성장할 재목이다. 리그를 흔들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고, 의지가 남다르다는 걸 알기에 지금은 부족한 리시브도 언젠가는 수준급으로 올라올 거란 믿음이 있다.

22세 특급 유망주의 성장 영화, 이제 시작이다. 팬들은 결말을 궁금해한다.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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