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이 아름다운 나비로… 청소년들의 ‘친환경 날갯짓’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박정경 2023. 1.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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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빛 바다와 반짝이는 모래사장을 담은 캔버스.

작은 보석을 붙여놨나 싶었는데, 바닷가에서 주운 깨진 유리조각과 조개껍데기로 완성한 작품이었다.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시 당진문예의전당 전시관에서 당진남부사회복지관 주관으로 열린 '초록발자국-지구방위대' 전시에는 파도 등에 의해 둥글게 풍화·마모된 유리 조각을 활용한 회화, 커피를 내리고 난 뒤 나오는 커피찌꺼기(커피박)를 압축해 만든 화분, 주변 자연 풍광을 담은 사진 등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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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당진남부사회복지관 ‘초록발자국’ 전시회
합덕여중 30명 동아리 구성
기후위기 교육·토론 등 진행
마을 곳곳서 페트병 등 수거
새로운 예술품으로 탄생시켜
“버려진 물건 변화 과정 보며
소비생활 다시 고민하게 돼”
지난해 11월 15일 충남 당진시 당진문예의전당 전시관에서 열린 당진남부사회복지관 주관 ‘초록발자국-지구방위대’ 전시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본인들이 만든 업사이클 작품 ‘나비효과’ 앞에서 복지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에메랄드빛 바다와 반짝이는 모래사장을 담은 캔버스. 작은 보석을 붙여놨나 싶었는데, 바닷가에서 주운 깨진 유리조각과 조개껍데기로 완성한 작품이었다.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시 당진문예의전당 전시관에서 당진남부사회복지관 주관으로 열린 ‘초록발자국-지구방위대’ 전시에는 파도 등에 의해 둥글게 풍화·마모된 유리 조각을 활용한 회화, 커피를 내리고 난 뒤 나오는 커피찌꺼기(커피박)를 압축해 만든 화분, 주변 자연 풍광을 담은 사진 등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통해 추진된 이번 프로젝트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고자 합덕여자중학교 청소년 30여 명이 주축이 된 캠페인 전시회였다. 당진남부사회복지관이 지난해 기후변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을 위해 합덕여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 동아리를 구성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물로서 전시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합덕제와 왜목마을 등 지역 곳곳을 방문해 아무렇게나 버려진 부표, 페트병, 깨진 유리 조각, 현수막, 각종 플라스틱, 나무 팔레트 등을 주워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전시관 한쪽 벽면을 꽃과 나비로 채운 ‘나비효과’ 작품은 학생들이 주워온 폐플라스틱과 폐현수막, 가죽 조각 등을 이용해 만든 나비가 꽃향기처럼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구현했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합덕여중 학생들의 작은 움직임이 사람들의 생각과 일상을 바꿔 위기에 놓인 자연이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었다.

학생들은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후위기와 관련된 교육에서부터 주 1회 쓰레기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고, 해변정화·종이상자 피켓 제작도 하고, 보존하고 싶은 자연이나 오염된 환경 등 다양한 주제로 사진을 촬영한 후 토론하는 시간 등을 가졌다. 업사이클은 리사이클보다 한 단계 상위개념으로, 버려진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독창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더해 창의적인 가치를 품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말하는 데 꾸준한 연습의 결과로 전시회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업사이클링 활동에는 세한대 디자인학과에서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쓰레기와 기후, 여기에 담긴 삶과 주변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에 전시회를 찾는 일반 시민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지구방위대 활동에 참여했던 합덕여중 한 학생은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이 신기했다. 버려질 물건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 과정을 보며 내 소비생활에 다시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그 심각성을 알게 되니 나와 내 가족과 친구들의 걱정이 앞섰고, 걱정이 끝나니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 학생은 “환경문제가 막막한 조별과제처럼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손을 떼고 있었던 것 같다”며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우리가 노력하는 것만큼 어른들도 함께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년 동안 청소년들과 기후 위기 인식 변화 교육과 환경 보호 실천에 나섰던 당진남부사회복지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육과 활동으로 아동들의 자발적인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지역 사회에 기후 관심 촉구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예신 사회복지사는 “지속가능한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회용 컵이 아닌 텀블러 사용 등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교육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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