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초 애국·헌납 대중운동 전개…“경제난 속 ‘주민쥐어짜기식’ 통치”

이종윤 2023. 1. 2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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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선전매체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대회가 열렸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날 신문은 24일 1면 사설에서 "사회주의 애국운동, 혁명적인 대중운동은 사회주의 건설의 위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건국사상 총동원 운동'과 '증산경쟁 운동', '애국미 헌납 운동', '천리마 운동' 등 해방 후 지금까지 북한 정권이 통치술로 활용했던 대중운동들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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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가 부흥발전의 사회주의 애국운동...옳게 이끌 것” 지시
[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 북한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대회가 열렸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선전매체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대회가 열렸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날 신문은 24일 1면 사설에서 “사회주의 애국운동, 혁명적인 대중운동은 사회주의 건설의 위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건국사상 총동원 운동’과 ‘증산경쟁 운동’, ‘애국미 헌납 운동’, ‘천리마 운동’ 등 해방 후 지금까지 북한 정권이 통치술로 활용했던 대중운동들을 언급했다.

북한 당국이 경제난 타개책을 내놓지 못해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애국운동을 강조함으로써 사상무장을 통해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주민들로부터 국가를 위한 헌신과 헌납을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국가 부흥발전의 강력한 추동력인 사회주의 애국운동, 혁명적인 대중운동을 활발히 조직하고 옳게 이끌 것”을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열린 궐기대회의 목적은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 연초부터 사회주의 애국운동을 강하게 밀어 부치면서 ‘주민쥐어짜기식’ 통치술을 동원, 주민들의 노동력과 자금을 끌어내기 위한 대중운동을 강하게 전개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4일 자 보도에서도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이듬해인 1946년 12월 한 농민이 나라에 곡식을 바친 것을 계기로 벌어진 ‘애국미 헌납운동’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대외선전매체 ‘류경’도 23일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일군들과 청년동맹원들이 수백t의 알곡을 애국미로 헌납하는 아름다운 소행을 발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 3년 차를 맞았지만 수십년 전에 벌리던 대중운동을 재개한 것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제난이 오히려 심화한 데 따른 고육책이라는 관측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과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된 악재가 겹친 가운데 퇴행적인 자력갱생 노선을 천명하면서 경제난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의 언급이 잦아지고 있는 ‘애국미 헌납운동’은 보릿고개가 오기도 전인 1월 말 현재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쌀과 옥수수 시장 가격에서 보듯 식량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궐기대회 등 운동을 전개해 자연재해와 북·중 국경봉쇄, 제재 등으로 비워진 곳간을 주민들의 헌납으로 채우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탈북민 출신의 관계자는 ‘애국미 헌납운동’은 해방 직후 북한 정권 태동기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같은 비상한 시기에 전개됐었다며 장마당 활동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이들은 물론 생활고를 겪고 있는 일반 주민들도 부담하는, 사실상 강제적인 준조세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대중운동을 강화하는 흐름은 주민의 정신무장 외에는 지금의 경제난을 극복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정권 수립기나 주민 동원과 노력 경쟁을 통해 사회주의 경제를 성장시켰던 1960년대와, 지금의 북한 주민들은 이런 대중운동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전혀 다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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