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탑건’ 美 노병 70년 만에 훈장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1.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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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 소련 전투기 4대 격추
확전 우려 기밀 부쳤다 뒤늦게 공개
공적 재평가… 훈장 등급 상향
지난 20일(현지 시각) 6·25 참전 용사 로이스 윌리엄스(가운데)가 미 해군 십자훈장 수여식에 참석한 모습.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장관 트위터

6·25전쟁 중이던 1952년 한반도 동해 상공에서 30분 만에 소련 전투기 4대를 격추하는 무공을 세웠던 미군 조종사가 70년 만에 공훈을 인정받았다. 그는 1953년 은성무공훈장을 받았지만, 이번에 공적을 재평가받고 해군에서 둘째로 높은 훈장을 받게 됐다.

미 해군은 20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에서 기념식을 열고 6·25전쟁 참전 용사 로이스 윌리엄스(97) 예비역 대위에게 해군 십자훈장(Navy Cross)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부 장관은 “훈장 등급 상향을 위해 검토한 많은 제안 중 윌리엄스의 사례가 단연 두드러졌다”며 “그의 행동이 특히 비범하고 더 높은 메달의 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은 아주 명백하다”고 했다. 1952년 11월 18일 27세였던 윌리엄스는 미 해군 제트 전투기인 F9F 팬서 조종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는 동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항공모함 오리스카니호에서 이륙해 다른 3명의 전투기 조종사와 함께 한반도 최북단인 압록강 인근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정찰대 대장이 전투기 기계 문제로 호위기와 함께 기동대 본부로 돌아가 윌리엄스와 호위 조종사만 남은 사이, 소련의 미그-15 전투기 7대가 나타났다. 그중 4대가 윌리엄스 쪽으로 사격을 시작했다. 이에 맞서 그도 소련 전투기를 향해 발포했다. 미 해군기념관 웹사이트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당시 30여 분간의 전투 과정에서 F9F에 탑재된 20mm탄 760발을 모두 쏘았고, 그의 사격에 선제공격을 감행했던 미그기 4대가 격추됐다.

월리엄스의 공훈은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에게도 보고됐지만, 6·25전쟁이 ‘3차 세계 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기밀에 부쳐졌다고 한다. CNN은 “윌리엄스는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태어나기 10년 전 이미 현존하는 ‘탑건’이었다”면서 “윌리엄스는 2002년 기밀이 공식적으로 해제될 때까지 (공적을)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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