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우크라전서 러 지원 정황

美, 문제제기…증거는 함구
비살상 군사·경제적 지원한듯

중국 국영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를 지원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미국 정부가 포착해 중국에 문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이와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며 중국 정부가 이 같은 활동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확인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 러시아로 건네진 것은 비살상의 군사적·경제적 지원으로 파악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극도로 밀착하고 있으며, 중국이 이전보다 더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관리들이 중국 관리들에게 전쟁을 위한 물질적 지원 정황을 경고하고 나섰을 정도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들 소식통은 미국이 확보한 정황 증거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중국 측 접촉 결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주미 중국대사관도 블룸버그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미국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경제적으로 질식시켜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러시아를 돕는다면 이 같은 미국의 전략이 크게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들의 행동에 관여했거나 암묵적으로 수용했다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어느 수준으로 대응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반도체나 대만해협 등의 사안에서 미·중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에는 수천 개 국영기업이 있으며, 장관급 경영자를 통해 정부 통제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정부의 영향이 덜한 곳도 있지만 공산당의 입김이 미친다는 점에선 차이가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