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부패 스캔들까지…젤렌스키, 내각 뒤집어엎었다
전시 상황 이례적 대규모 지도부 개편
고위공직자 비업무적 목적 ‘출국 금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대적인 개각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최근 부패 의혹이 제기된 대통령실 차장을 비롯해 국방부 차관, 검찰총장, 키이우 주지사 등 12명 이상을 교체했다. 앞으로도 며칠 동안 계속해서 상당수의 인사교체가 예상되는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내각 개편이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중앙·지방정부와 보안군의 고위직 인적 쇄신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 결정은 이미 이뤄졌다”며 “일부는 오늘이나 내일 확정될 것이며 인사는 정부 부처 내 다양한 직급과 조직, 지역과 사법부 시스템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상 오랜 기간 부정부패와 정치 불안이 이어져 왔던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 발발 이후에는 한동안 부패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지만 최근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 스캔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드러난 첫 대규모 부패 스캔들이다.
반부패경찰은 지난 22일 발전기 수입과 관련해 지난해 9월 40만달러(약 5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인프라부 부장관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어 23일에는 국방부가 장병 식량 조달업자들에게 비용을 과도하게 지불했다는 보도가 나와 의회 위원회가 관련 규제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24일 사임한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은 2019년 대선 때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인사로, 전쟁 기간 동안 고가의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또 올렉시 시모넨코 검찰총장은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새해에 가족과 함께 스페인에서 10일간의 휴가를 보냈다고 보도되면서 많은 질타를 받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뤄진 인사 개편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인사 결정은 국가의 주요 우선 순위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사회를 보고 듣는다”며 “그는 대중의 핵심적인 요구인 모두를 위한 정의에 직접 응답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각 개편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고위 공직자들의 출국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더 이상 휴가나 비업무적 목적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을 무시하는 것은 누구도 하면 안 되는 사치”라며 “쉬고 싶으면 공직 밖에서 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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