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모양 아닌 ‘풍력’ 발전기
고속으로 질주하는 스포츠카의 트렁크에 부착하는 날개, 즉 ‘에어포일’을 닮은 신개념 풍력 발전기가 등장했다. 이 풍력 발전기를 이용하면 건물 옥상처럼 좁은 공간에서 전기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바람개비 같은 회전 날개로 인해 새가 죽거나 다치는 일도 방지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과학기술매체 인셉티브 마인드는 최근 미국 기업 에어로민 테크놀로지가 새로운 형태의 풍력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 풍력 발전기는 높이가 3m 정도로 기존의 풍력 발전기보다 비교적 작다.
무엇보다 풍력 발전기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바람개비가 없다. 대신 고속 주행하는 스포츠카 트렁크에 달려 있는 에어포일 형태의 날개가 부착돼 있다. 에어포일은 주행 때 공기를 바닥으로 내리눌러 차체의 안정성을 높인다.
이 회사의 풍력 발전기는 에어포일을 닮은 날개를 활용해 풍력 발전기에 유입되는 공기 흐름을 증폭했다. 이를 통해 같은 비용으로 태양광 발전기를 깔았을 때와 비교하면 최대 50% 더 많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 회사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풍력 발전기의 하단에서 프라이팬만 한 날개가 동체 내부로 타고 들어온 바람의 힘으로 세차게 돌아가는 모습이 관찰된다. 기존 풍력 발전기처럼 바람개비 형태의 큰 회전 날개가 없기 때문에 새를 죽이는 일도 피할 수 있다.
새로운 풍력 발전기는 20~40개가 한 세트로 구성돼 있다. 옥상 가장자리에 연달아 설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무실이나 주택 등 용도에 관계없이 평평한 옥상만 있으면 설치할 수 있다. 에어로민은 “새로운 풍력 발전기와 기존 태양광 발전을 조합한다면 특정 건물의 에너지 수요를 100% 감당하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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