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려도 괜찮아’…역대 최대 ‘탄소 제로’ 전기 여객선 뜬다
승객 2100명·차량 226대 수용 규모
2025년 아르헨~우루과이 운항
길이가 130m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전기 동력 여객선이 2025년 바다에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선박 운항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호주 조선업체인 인캣 태즈메이니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 추진 여객선을 건조해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여객선사인 부케버스에 인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 시점은 2025년으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잇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인캣이 만들 전기 추진 선박의 가장 큰 특징은 덩치다. 길이가 130m, 폭은 32m에 이른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건조된 모든 전기 추진 선박 가운데 가장 크다. 승객 2100명을 태우고, 차량 226대를 실을 수 있다.
이 배는 당초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해 추진력을 얻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태워 배를 추진시키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부케버스의 요청에 따라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쓰는 것으로 설계가 변경됐다.
배의 동력이 바뀌면서 속도는 다소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인캣은 이 배의 정확한 성능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LNG를 쓰려고 했을 때 최고 속도는 37.5노트로 설정돼 있었다. 관련 업계에선 25노트 수준으로 속도가 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 저감 효과는 확실하다. 운항 중 이산화탄소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건 최근 각 선사와 국가들에 중요한 과제다.
2018년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선박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40%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전기 추진 선박은 확실한 대안인 셈이다.
인캣이 건조할 여객선은 부두에서 전기를 끌어다 충전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배에는 30~40분 안에 전기를 완충할 수 있는 고속충전 기기가 설치된다. 또 충전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항구를 운항할 가능성에 대비한 발전기도 배 안에 들여놓을 예정이다.
로버트 클리퍼드 인캣 회장은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 해상 운송은 미래의 가치와 부합한다”며 “향후 이 분야에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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