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후 방패 ‘7일 격리’ 없앨까, 줄일까
당국 “논의 시작할 때 됐다”
마스크 의무 해제 당시 언급
전문가들 “격리 권고 전환을”
일각선 ‘격리 단축’엔 부정적
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확진자 7일 격리’가 유일한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남게 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유지해온 확진자 격리 의무의 조정에 관한 논의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0일 마스크 의무 해제 시기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한국도 마스크 의무 해제가 진행되면서 그런 논의(확진자 격리 의무 조정)를 시작할 단계가 되었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WHO(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이후에 국내의 ‘심각’ 단계가 ‘경계’나 ‘주의’ 단계로 변경되면 격리 의무 해제 고려를 전문가들과 같이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들도 격리 의무를 조정하는 분위기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뉴질랜드, 벨기에, 체코, 아일랜드, 코스타리카, 싱가포르 등에서 시행 중인 ‘7일 격리 의무’는 현재 가장 강력한 수준의 격리 조치다.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 네덜란드 등은 5일 이내로 더 짧은 격리 의무를 두고 있고, 프랑스(7일)나 미국, 캐나다, 영국 등(5일 이내)은 격리를 ‘권고’하는 수준이다.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태국 등은 격리제도를 아예 시행하지 않고 있다. 홍콩은 오는 30일부터 확진자 격리 의무를 해제한다. 일본도 조만간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하향하는 방식으로 격리 의무를 포함한 방역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오미크론 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한 지난해 1월26일엔 예방접종 완료자는 7일 격리, 미완료자는 10일 격리로 기간이 일부 단축됐다. 같은 해 2월9일부터 현재까지 접종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확진자는 7일 동안 격리해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도 격리 의무를 ‘권고’로 바꾸는 등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하며 “유행 상황이 급격히 커지거나 새로운 변이의 유입이 확인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논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제시한 격리기간 단축에 대해선 비과학적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확진자 격리 일수를 3일로 줄이는 방안을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당시 질병청은 “실제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기간은 일주일 정도로 그만큼 격리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엄 교수는 이에 대해 “격리 의무와 관련해선 (확진자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라는 절대적인 의학적 소견이 있다”며 “의무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기간을 줄이는 건 정말 이상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차라리 ‘권고’로 전환하되 경우에 따라 가급적 아프면 일을 하지 않도록 해주고, 직장에서 쉴 수 있는 문화를 도입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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