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초부터 급감 대중 수출, 다변화 등 대책 세워야
수출이 새해 벽두부터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1~20일 수출액은 336억2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이 지난해보다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8.8% 줄어든 셈이다. 한국은행(-3.8%)과 기획재정부(-4.5%)가 전망한 올해 수출 증감폭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수출이 뒷걸음치면서 1~20일 무역수지는 102억6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무역적자(475억달러)의 22%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적자였던 지난해 8월(94억3500만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만 해도 무역수지 적자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달러 강세로 인한 수입액 증가 탓이 컸다. 하지만 현재 흐름은 지난해와 달라서 걱정스럽다.
수출은 한국 경제의 동력이자 최후의 버팀목이다. 그런데 특정 품목과 특정 국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활황과 불황의 기복이 매우 심하다는 문제가 있다. 지금처럼 국제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고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 곧바로 경고등이 켜진다. 반도체 수출은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재고가 쌓여 있어 반도체 수출은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6월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수출은 올 들어 전년 대비 24.4%나 줄었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3.0% 증가해 1976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고, 미·중 갈등 등으로 향후 중국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거대한 내수시장을 이끌었던 인구까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중국 경제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라는 말까지 나온 상황이다.
고금리 등으로 내수 침체가 불가피한데 수출이 급감하고 경상수지까지 나빠지면 한국 경제는 위기로 몰린다. 수출은 이달을 포함해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반도체 외에 해외건설, 관광·콘텐츠, 디지털·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에서 수출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중국이나 미국 외에 시장 다변화도 절실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중동 방문에서 사우디아라비아(40조원), 아랍에미리트연합(37조원)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구속력이 약한 양해각서(MOU) 단계인 만큼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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