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3만원권 발행` 논의…한국은행 `신중`

문혜현 2023. 1. 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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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가수 이적이 쏘아올리고 정치권이 적극 화답한 '3만원권 지폐 발행'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한국은행은 신중론을 꺼내들었다.

최근 명절 등을 제외한 현금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 데다 3만원권 발행과 제반 시스템 정비에 필요한 시간·비용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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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적 쏘아올려 하태경 의원 발의
미국·유럽서도 20달러·20유로 지폐 발행
한은 "수요 낮고 시간·비용 소요"
"중간 단위 필요"·"세금 낭비" 찬반 논쟁
설 명절 3만원권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한국은행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설 명절 가수 이적이 쏘아올리고 정치권이 적극 화답한 '3만원권 지폐 발행'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한국은행은 신중론을 꺼내들었다. 최근 명절 등을 제외한 현금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 데다 3만원권 발행과 제반 시스템 정비에 필요한 시간·비용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경우 20달러(약 2만4700원), 유럽은 20유로(약 2만6820원) 지폐가 발행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화폐 사용 만족도 조사 결과 2, 3만원권 신규 발행에 대한 수요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3년마다 국민을 대상으로 화폐 사용 만족도 조사에 나서는데, 지난해 조사에선 2, 3만원권에 대해 '필요 없다'고 한 응답이 대부분이었다는 설명이다. 해당 조사는 한은 내부 참고용으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은은 설 명절 세뱃돈, 경조사 편의를 위한 신규 화폐 발행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규 액면을 발행하기 위해선 도안 선정, 화폐 위·변조 방지 장치, 시각장애인용 촉각장치 구현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게다가 화폐 사용을 위한 제반 시스템 조정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과 각종 자판기를 수정하는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은은 국민적 합의와 정치권 숙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하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가수 이적씨가 3만원권 발행을 제안했다. 적극 찬성한다.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세뱃돈은 우리 국민 모두가 주고받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전통문화다. 특정 계층이나 집단에 한정된 사안이 아니다. 1만원 세뱃돈은 좀 적고, 5만원은 너무 부담되는 국민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3만원권 필요성은 국민 모두에 해당하고 공감 받는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만원권 발행이 조속히 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추진해 보겠다"면서 "연휴 지나면 바로 3만원권 발행 촉구 국회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3만원권 발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려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과 기획재정부 승인을 거쳐야 한다. 한은은 국회에서 논의가 활발해지면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5만원권, 10만원권 발행 논의도 지난 2006년 12월 '고액권 화폐 발행을 위한 촉구 결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추진됐다.

온라인상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찬성 입장인 누리꾼은 "3배수의 화폐는 있던 적이 없어 낯설지만 적어도 오만원권처럼 잠자는 돈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만원짜리 여러 장을 내는 것보다는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무조건 필요하다. 2만원권이든 3만원권이든 중간 단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반대 입장인 누리꾼은 "세뱃돈은 주는 사람 능력에 맞게 주면 되는데, 여론전까지 해서 부담을 줘야 하나"라며 "요즘 현금 사용이 갈수록 줄어든다. 국비 낭비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요즘 다들 카드 쓰는데 시대 역행적인 발상 같다"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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