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덮친 '북극 한파'···철원 체감온도 영하 40도·中 영하 53도까지 뚝

박신원 기자 2023. 1. 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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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한반도]
■ 시베리아發 냉기 동북아 강타
韓 전국 한파특보에 남부 폭설
서울 체감온도 영하 23도 달해
26일쯤 평년 기온 되찾을 전망
日도 강풍 등에 교통 줄줄이 마비
中, 온화한 남부까지 이례적 추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한파로 제주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서울경제]

시베리아발(發) 북극 한파에 한국·중국·일본이 꽁꽁 얼어붙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전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됐고 설악산은 영하 27.7도(오전 6시 기준)를 기록했다. 서울의 체감온도는 이날 영하 23도까지 뚝 떨어졌다. 초강력 북극 한파는 중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앞으로 며칠간 동북아시아에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베리아 5㎞ 상공에 자리 잡은 영하 50도에 달하는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와 한반도 대부분을 뒤덮고 바람까지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10도가량 더 낮았다. 일부 지역에는 매우 강하고 많은 눈이 내려 귀경길 시민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연휴 이후 첫 출근일인 25일 아침 기온은 이날 아침보다 더 내려가 추위가 정점을 찍겠다. 25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3도에서 영하 9도 사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추위는 25일까지 이어지다 26일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5일까지는 평년보다 10~15도가량 낮아 전국이 매우 춥겠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10도가량 더 낮겠다”며 “25일 오후부터 차차 기온이 올라 26일은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강추위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밀려 내려오면서 발생했다. 북극 공기가 막힘없이 내려와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중국 북부 지방에서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4일 오전 3시 관측된 기상청 분석 일기도에 따르면 한반도 왼쪽에는 중국 내륙에 위치한 대륙성 고기압, 한반도 오른쪽 상단부에는 저기압이 위치해 있다. 남북으로는 기압계가 조밀하게 분포해 있어 북쪽의 찬바람을 우리나라 쪽으로 강하게 끌어내리고 있다.

이 바람이 따뜻한 해상을 지나며 눈구름대를 만들고 구름들이 충청권·전라권·제주도로 유입돼 춥고 바람 부는 날씨가 이어졌다. 눈이 오는 지역에는 많고 강한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한반도 전역을 덮고 있으며 강력한 북풍 계열의 바람이 한반도 전역을 지배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원 철원군 임남면은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 25.5도, 체감온도는 영하 39.3도까지 떨어졌다. 서울은 기온과 체감온도가 각각 영하 16.4도와 영하 25.5도까지 내려갔다. 이날 낮 최고기온도 영하 14도에서 영하 3도 사이에 머물러 영하의 추운 날씨가 종일 지속됐다. 경기 남서부와 충북 지역에도 이날 밤까지 가끔 눈이 내렸고 경기 내륙, 강원 영서, 경상 서부 내륙에는 오전 중에 눈이 날리는 곳이 있었다.

일본도 북극발 한파가 몰아쳤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전날 “24∼26일 일본 상공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강한 한기가 유입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일본 중부 지역에는 최고 100㎝의 눈이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폭설과 함께 최대 시속 80㎞에 달하는 강풍이 예고돼 교통도 줄줄이 마비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일본항공(JAL)은 호쿠리쿠 등 동해 인근 지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62편을 결항시켰으며 전일본공수(ANA) 역시 43편 이상이 결항됐다. 서일본여객철도(JR서일본)도 이날부터 게이한신 노선 등 일부 구간에 대한 운행 중단을 알렸다. 규슈 일부 지역에서는 강설에 대비해 고속도로 통행이 금지됐다.

춘제(음력설) 연휴 기간인 중국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시의 기온이 한때 영하 53도까지 떨어져 중국의 기상 관측 이래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유명한 모허의 일부 관측 지점에서 측정한 기온은 20일 영하 50도, 21일 영하 50.9도에 이어 22일 오전 7시(현지 시각)께 영하 53도까지 내려갔다. 지금까지 최저기온은 1969년 영하 52.3도였다.

수도 베이징은 이날 최저기온이 영하 15도를 기록했다. 산시성 대부분과 산둥 서북부는 기온이 12도 이상 내려가기도 했다. 중앙기상대는 23일 발령한 한파 경보 1단계(최고 4단계)인 청색 경보를 이틀째 이어갔다.

온화한 남부 지역도 이례적인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남부 윈난성과 동부 일부 지역은 6~8도까지 기온이 내려간 가운데 중앙기상대는 추위가 정점을 찍는 25일 오전 윈난성 동부와 구이저우성 남부 등이 0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고했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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