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 설 떡국 먹으며 만난 ‘사회적 가족’들

정대하 2023. 1.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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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는 "개인 후원이나 일자리 알선 등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이들끼리 '대화방'을 개설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듣고 하나둘 천천히 준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보육원),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 등 보호시설의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들이다.

이날 만남에는 자립준비청년 2명이 나와 회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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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을 위해 함께하는 모임’은 지난 19일 저녁 광주광역시 북구 오룡동 사회적기업 동네줌인 커뮤니티센터 ‘149브릿지’에서 자립준비청년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동네줌인 제공

설을 앞두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지난 19일 저녁 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와이어스파크 1층 ‘149브릿지’에 10여명이 모였다. 커뮤니티 공간 ‘동네줌인’이 주관해 꾸린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함께하는 모임’(이하 ‘모임’)에 참여하겠다고 손든 이들이었다. 모임은 이날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2명을 초청해 저녁을 함께했다. 떡국과 각종 나물, 계란말이 등 맛깔스러운 명절 음식이 식탁에 놓였다. ‘요리 금손’으로 통하는 곽복임씨 등 동네줌인 회원들이 준비한 상차림이다.

‘모임’ 회원들은 지난해 8월 광주에서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뜬 보호종료 청년의 죽음을 아파하던 이들이다. 2015년부터 청년공동체 활동을 해온 동네줌인은 보호시설을 나와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줄 ‘사회적 가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80여명과 함께 사건 발생 한달 만인 지난해 9월 ‘모임’을 꾸렸다.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는 “개인 후원이나 일자리 알선 등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이들끼리 ‘대화방’을 개설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듣고 하나둘 천천히 준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보육원),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 등 보호시설의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들이다. 원래는 만 18살이 보호 종료 시점이었으나 2021년부터 본인이 원하면 보호 기간을 최대 24살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됐다. 해마다 전국에서 2500여명이 홀로서기에 나선다. 광주의 자립준비청년은 지난해 487명으로 조사됐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겐 자립정착금 500만~1천만원과 5년간 월 40만원의 자립수당이 지원된다. 하지만 보호시설에서 지내온 청년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극심한 불안과 고립감을 느낀다.

사회적기업 동네줌인은 지난해 9월 시민들과 함께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함께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동네줌인 제공

이날 만남에는 자립준비청년 2명이 나와 회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처음 만난 ‘모임’ 회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가족 같은 친근감을 느꼈다고 했다. 자립생활 4년차인 김아무개(28)씨는 “가정 안에 있으면서 부모 형제간의 정을 느껴보지 못했던 우리들로선 이런 만남이 굉장히 소중하다”며 “자립준비청년들끼리 모여 식사와 문화생활도 함께하고 경조사 땐 자리도 지켜줄 수 있는 모임을 함께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임’은 자립준비청년들이 필요한 것을 민간 영역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김씨는 “자립준비청년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일자리나 주거 문제 고민을 털어놓으며 함께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며 “우리가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꾸는 것을 프로젝트로 만들 때 지역사회 선배들이 멘토가 되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태진 대표는 “행정기관 등 공공의 영역에서 할 수 없는 일을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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