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안보 두 마리 토끼 잡을 양자기술에 담대한 도전 나서라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아인슈타인 모교인 취리히연방공과대를 찾아 양자기술 석학들과 간담회를 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직전에 "양자과학기술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기술"이라며 취리히공대 일정 추가를 지시했다고 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엔 양자기술 전문가인 손영익 KAIST 교수 등 과학자들과 오찬을 겸한 대화 시간을 가졌다. 미래 산업과 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양자기술에 대한 지원과 육성 의지를 보인 것인데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MBN은 지난해 11월 개국 28주년 보고대회에서 '퀀텀(양자)컴퓨터 무한시대 연다'는 주제로 양자기술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양자기술은 고전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양자중첩' '양자얽힘' 같은 역학적 현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 해독하는 데 100만년 이상 걸리는 암호를 단 몇 초 만에 풀어낼 수 있다. 연산 속도가 이 정도로 빨라지면 신약과 신소재, 인공지능 개발은 물론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기후 변화와 우주 현상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양자통신은 데이터 보안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도·감청과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국방과 금융 혁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양자센서는 민감도와 해상도 측면에서 기존 센서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전기장·자기장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세암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양자기술은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미래 핵심 기술이다.
한국의 양자기술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선진국에 비하면 70~80%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은 2018년 양자기술을 전략기술로 지정했고 중국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장거리 양자통신 실험에 성공했다. 우리 정부도 양자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지만 선도국을 따라잡으려면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올해를 양자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런 만큼 핵심 인력 양성과 연구 기반 확충을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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