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초콜릿 마스코트' 하이힐 벗겼다고 분노...'쪼잔한' 백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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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엠앤엠즈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표 캐릭터인 '스포크캔디'의 사용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엠앤엠즈를 소유한 미국 제과업체 마스는 "보다 포용적인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취지로 대표 캐릭터의 디자인을 바꿨다.
또 미국의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엠앤엠즈 초록 캐릭터의 섹시함을 유지해달라'는 청원이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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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반발에… 1년 만 "활동 정지" 선언
'손에서 녹지 않는 초콜릿'으로 유명한 엠앤엠즈(M&M's)의 알록달록한 초콜릿 마스코트들이 쫓겨날 신세가 됐다. 시대상 반영을 위해 여성 캐릭터의 신발을 운동화로 바꾸고, 하이힐 굽을 낮췄다가 일어난 백래시에 굴복하면서다.
23일(현지시간) 엠앤엠즈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표 캐릭터인 '스포크캔디'의 사용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엠앤엠즈를 소유한 미국 제과업체 마스는 "보다 포용적인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취지로 대표 캐릭터의 디자인을 바꿨다.
흰색 부츠를 신었던 초록 캐릭터는 운동화로 갈아 신었고, 긴 속눈썹과 두툼한 입술을 강조하던 화장도 덜어냈다. 안경을 쓴 깐깐한 성격의 여성을 상징하던 갈색 캐릭터의 하이힐 높이도 낮아졌다.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관계로 서로 반목하던 두 캐릭터가 친구가 되는 변화도 있었다.
마스코트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0년 만에 새로운 여성 캐릭터도 등장했는데, '세계 여성의 날' 상징색과 같은 보라색이었다. 올해 초에는 세 명의 여성 캐릭터가 포장지에 그려진 제품을 내놓고 수익의 일부는 여성단체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렇듯 성별 장벽을 허물자고 외쳤던 엠앤엠즈. 1년 만에 말을 바꾼 이유는 난데없는 백래시 탓이다. 특히 미국 보수 진영에서 반발이 거셌다. 미국 보수성향 언론매체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터커 칼슨은 "깨시민(Woke) 엠앤엠즈"라면서 여론몰이에 나섰다. 칼슨은 방송에서 "덜 섹시해진 초록 캐릭터는 분명 레즈비언이 됐을 것"이라고 연일 조롱했다. 폭스뉴스에서는 마스코트의 변화가 중국의 음모라는 주장도 펼쳤다. 또 미국의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엠앤엠즈 초록 캐릭터의 섹시함을 유지해달라'는 청원이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공격의 대상이 된 엠앤엠즈는 결국 "지난해 마스코트에 준 약간의 변화가 인터넷을 뒤집어 놓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면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려는 우리가 제일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마스코트 대신 배우이자 가수인 마야 루돌프를 모델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부당한 백래시에 굴복한 엠앤엠즈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엠앤엠즈 초콜릿은 손에서 녹지 않는다지만 마케팅 담당자는 그렇게 단단하지 않은 모양”이라고 전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로버트 셰리든도 "조작된 어리석은 선동에 반응한 것"이라면서 "이번 발표는 엠앤엠즈의 진짜 모델이 칼슨이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엠앤엠즈의 굴복은 백래시 세력에 효능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당장 우파의 유명인사이자 남성 인권활동가인 닉 애덤스는 "마스코트의 활동 정지에 만족할 수 없다"라면서 "남성들이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불매 운동을 계속하자"라고 독려에 나섰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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