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좌완선발’ 무너진 승리공식··· 이번에는?

심진용 기자 2023. 1. 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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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대표팀 좌완 투수들. 김광현(SSG), 양현종(KIA), 구창모(NC), 이의리(KIA), 김윤식(LG·왼쪽부터 시계방향). 스포츠경향 자료사진



한국 야구에서 ‘일본전=좌완 선발’은 공식과도 같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까지 프로 최정예가 나선 야구 한일전은 12경기, 그중 10경기 선발이 좌완이었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전 이대은, 도쿄올림픽 준결승전 고영표만이 예외였다.

한일전 승리는 대개 좌완 선발의 역투에서 나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광현(SSG)은 예선과 준결승 2경기에 나서 5.1이닝 1실점, 8이닝 2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묶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는 봉중근이 대활약했다. 좌완 ‘일본 킬러’의 시조격인 구대성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155구로 마운드를 홀로 지키며 일본을 눌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좌완 선발의 결과물은 썩 좋지 못했다.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는 일본과 2경기 모두 좌완 카드를 빼들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예선전에 등판한 신예 이승호(키움)가 2이닝 동안 8안타를 얻어맞으며 6실점했다. 결승전에는 에이스 양현종(KIA)이 선발로 나섰지만 부진했다. 1회 스즈키 세이야(시카고컵스)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고, 3회에는 야마다 테츠토(야쿠르트)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으며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도쿄올림픽 준결승의 우완 언더핸드 고영표가 5이닝 2실점으로 가장 좋은 경기를 했다.

제5회 WBC에 출전하는 대표팀은 3월10일 일본과 격돌한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1라운드에서는 보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일본전, 경기 초반 기선 제압에 있어 선발은 중요하다.

선택의 폭은 넓다. 투수 엔트리 15명 가운데 10명이 소속팀에서 선발로 뛰고 있다. 좌우 각각 5명씩 균형도 맞췄다. 일단 현재로선 좌완 선발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일본 타선의 중심추가 좌타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선발부터 구원까지 좌완 릴레이가 펼쳐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본 야구 칼럼니스트 오구라 세이이치로는 지난 22일 일간겐다이 기고문에 “나 같으면 일본 상대로는 계속해서 좌완투수를 붙일 것”이라고 적었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와 지난시즌 ‘타격 3관왕’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가 축이 되는 좌타 라인에 비해 우타라인은 스즈키 정도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 오카모토 카즈마(요미우리) 등 다른 우타자들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약하고, 한때 일본 최고타자였던 야마다도 노쇠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전 승리 이후 한국은 일본을 이기지 못했다. 일본전 좌완 필승 공식이 무너진 여파가 컸다. 8년 만의 한일전 승리를 노리는 대표팀 입장으로서는 좌완들의 활약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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