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총궐기에도 프랑스 “연금개혁 양보없다… 연금 균형 지켜야”

유병훈 기자 2023. 1. 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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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23일(현지 시각)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해 연금 수령 시작 시점을 늦추는 연금 개혁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나흘 전 프랑스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거리로 뛰쳐나왔지만, 적자가 예상되는 연금 제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부자 증세를 하거나, 기업의 분담 비율을 높이는 등 정부가 다른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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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에 반발하는 프랑스 시위대 /A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23일(현지 시각)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해 연금 수령 시작 시점을 늦추는 연금 개혁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나흘 전 프랑스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거리로 뛰쳐나왔지만, 적자가 예상되는 연금 제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다.

올리비에 뒤솝트 노동부 장관은 23일(현지 시각) 국무회의가 끝나고 개최한 브리핑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은 “2030년까지 연금 제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높이고, 기여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하원으로 넘겼다고 뒤솝트 장관이 전했다. 법안은 올해 9월부터 매년 정년을 3개월씩 늘려 오는 2030년 64세로 높이고, 연금을 100% 수령하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을 2027년부터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뒤솝트 장관은 정부가 마련한 개혁안이 그대로 의회를 통과한다면 오는 2030년까지 180억유로(약 24조원)를 절감할 수 있어 더 많은 이들에게 공정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으로는 최소 연금 상한을 월 1200유로(약 161만원)로 증액하는 등 신규 연금 수령자는 물론 기존 연금 수령자에게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프랑스 정부는 매년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신규 퇴직자와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기존 퇴직자의 10%에 해당하는 180만명의 연금이 앞으로 월 100유로(약 13만원)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공을 넘겨받은 하원은 오는 2월 6일 심사에 들어간다. 범여권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데다 대부분 야당이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어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하다. 정부·여당은 하원에서 과반 찬성표를 얻기 위해 연금 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해온 우파 공화당(LR)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공화당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헌법상 특별 조항을 발동해 하원 표결을 생략한 채 연금 개혁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엄청난 정치적 후폭풍이 뒤따를 가능성이 커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노동계와의 싸움도 계속된다. 정년 연장 자체에 반대하는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해 지난 19일 1차 파업을 했으며, 31일 2차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교통·정유·에너지·교원 부문 등이 참여한 1차 파업에 맞춰 200개가 넘는 도시에서 열린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는 내무부 추산 112만명, 노조 자체 추산 200만명이 결집했다. 정부가 마련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부자 증세를 하거나, 기업의 분담 비율을 높이는 등 정부가 다른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퇴직한 노동자는 모두 연금을 받지만 직업군에 따라, 또는 민간 부문이냐 공공 부문이냐에 따라 연금 제도의 종류가 다양하고 운영 방식도 복잡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였던 지난 2019년 42개에 달하는 연금 제도를 단일화하는 개혁을 추진했으나 대대적인 파업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모든 논의를 중단했다.

전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재선에 도전하면서 정년을 62세에서 65세로 연장하겠다는 연금 개혁 공약을 들고나와 당선된 만큼 개혁을 추진할 정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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