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보툴리눔톡신 `K-뷰티 짝퉁` 판쳐

특허청, 중국 위조품 3164점 적발

중국에서 적발된 한국 제품을 위조한 필러·보툴리눔톡신 특허청 제공

최근 들어 중국 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침해 품목이 화장품에서 의약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끄는 한국산 미용 의약품을 위조한 제품들이 중국 도매상이나 판매 사이트를 통해 대거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특허청은 지난해 7∼10월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의 해외지식재산센터, 주중한국대사관 등과 함께 중국에서 필러, 보툴리눔톡신 등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3164점을 압수조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실태조사는 중국 22개 도시의 도매시장 36곳, 피부관리숍·병원·시술소 등 166곳, 12개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서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을 대량 유통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도매상 6곳을 적발했다. 이들은 병원과 지정된 도매상에서 유통되는 정품 의약품과 달리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을 주로 위챗(중국 온라인 메신저)으로 은밀하게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중국 광둥성 선전시 시장관리감독국은 도매상 A사의 중국 선전시 소재 창고 2곳에서 수입·제조 등 출처증명 서류가 없는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 3164점을 압수조치해 전량 폐기 조치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의 정품 추정가액은 약 10억원으로, 우리 기업 9개사의 필러·보툴리눔톡신 제품이다.

아울러,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12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한국산 미용 의약품 판매링크 1107개에 대한 가격비교, 샘플구매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위조상품 의심 판매게시물 26개를 적발했다.

특허청은 중국 당국과 국내 제약업계 등에 적발 관련 정보를 제공해 위조상품 판매자 추가 단속과 침해피해 대응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증가하는 K-브랜드에 대한 위조상품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만간 'K-브랜드 위조상품 대응 강화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코트라와 함께 중국에서 필러, 보툴리눔톡신 등의 의약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정황을 포착하고 중국 단속기관의 단속을 이끌어냈다"며 "앞으로 K-뷰티 미용 의약품 수출 확대와 신뢰도 제고를 위해 우리 수출기업의 지재권 침해 피해 대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