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못받고 괴롭힘 당해도 아무말 못해…여전한 원청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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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원청에서 시키는 대로 2개월, 3개월, 6개월 식으로 아웃소싱 업체를 바꿨다. 알고 보니 1년 이상 계속 근로하면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고, 2년 이상 파견 직원을 고용하면 직접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웃소싱 업체를 바꾼 것이었더라. 원청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결국 법을 악용해 퇴직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원청회사 파견직으로 1년 넘게 일한 A씨는 지난달 2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원청회사로부터 당한 '갑질'을 제보하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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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책임 물으려면 노조법 2·3조 개정 시급"
"2년 동안 원청에서 시키는 대로 2개월, 3개월, 6개월 식으로 아웃소싱 업체를 바꿨다. 알고 보니 1년 이상 계속 근로하면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고, 2년 이상 파견 직원을 고용하면 직접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웃소싱 업체를 바꾼 것이었더라. 원청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결국 법을 악용해 퇴직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원청회사 파견직으로 1년 넘게 일한 A씨는 지난달 2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원청회사로부터 당한 '갑질'을 제보하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해왔지만 원청의 지시로 아웃소싱 업체와 단기 계약을 맺었고, 그때마다 사직서를 쓰고 새로 근로계약서를 써서 퇴직금을 받기 어렵게 됐다.
직장갑질119는 최근 원청의 노조법상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고 있지만 법적인 의무가 약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갑질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24일 밝혔다.
단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직장인 1천명을 설문했다. 그 결과 '한국사회에서 원청회사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심각하다'는 응답이 87.6%로 나타났다. '하청노동자가 받는 처우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정당하지 않다'는 응답이 89.6%를 차지했다.
단체는 "원청의 가장 막강한 힘은 계약 해지, 하청업체 폐업 권한"이라며 "노동청에 신고해도 적법한 계약이면 해결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청회사가 도급 금액을 주지 않거나 납품 단가를 후려쳐 하청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하는 일도 부지기수"라며 "2022년 대한민국 임금체불액은 1조2천억원이 넘고 피해노동자는 21만명이 넘는데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원청회사의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은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같은 직장'이 아니기 때문에 신고해도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며 "법을 개정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원청 직원의 괴롭힘과 성희롱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어도 정부와 국회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소불위 원청 갑질을 제어하려면 노동조합법 2조의 사용자와 노동자 개념을 확대해 실제 하청 노동자의 근로 조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회사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당 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벌과 원청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직장갑질119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최근 CJ대한통운 판결을 비롯해 원청의 노조법상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과 판정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회만 수십 년 전에 머물러 있는데 법리와 현실에 눈감은 채 노조법 2·3조 개정을 미루는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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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허지원 기자 w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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