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우크라 전차 지원 속도 내나···“독일 승인 부차적인 문제”

선명수 기자 2023. 1. 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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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폴란드 남동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폴란드군 소속 레오파드2 전차. EPA연합뉴스

폴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가 요청해온 중무장 전차 지원과 관련해 생산국인 독일의 동의 없이도 전차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 지원을 망설여온 독일 정부를 재차 압박한 것이다.

폴란드 통신사 PAP에 따르면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레오파드2의 우크라이나 공급 승인을 독일에 요청하겠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최종적으로 독일의 승인을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공급하는 국가 연합을 구축해 다른 국가들과 함께 우리 전차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국이 보유한 독일제 레오파드2 전차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레오파드2는 첨단 방어체계와 120㎜ 포 등을 갖춘 중무장 전차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은 이 전차를 2000대 넘게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차를 제3국에 보내려면 제조국인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지상전에서 러시아를 제압할 수 있는 중무장 전차 지원을 여러 차례 서방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독일과 미국 등은 확전을 우려해 전차 지원을 꺼려왔고 장갑차 지원만 약속했다. 폴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로부터 전차 지원 승인 압박을 받아온 독일은 자국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를 보내려면 미국도 에이브럼스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야 한다며 공을 미국에 넘겨 왔다.

독일은 폴란드가 공식적으로 전차 공급을 요청해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아직 요청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라면서 “독일 정부 내 결정이 내려진 것은 없으며, 승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22일 밤 프랑스 TV방송에 출연해 “독일은 제3국의 레오파드2 수출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승인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 “만약 요청을 받는다면 이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23일 브뤼셀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전차 지원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발트 3국을 중심으로 독일이 레오파드 지원을 주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EU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군사 지원을 위해 5억유로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EU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규모는 35억유로(4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러시아는 전차 지원을 둘러싼 유럽의 분열이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불안’을 보여준다며 서방이 전차를 보낸다면 우크라이나 국민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이 모든 행동과 지원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매체 타스통신이 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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