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정훈 “민주당, 김건희 탈탈 털었는데 기소 못해…‘대선불복’ 아닌가”

권준영 2023. 1. 2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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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 대표와 정치현안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동욱 기자 fufus@>
디지털타임스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 대표와 정치현안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동욱 기자 fufus@>
디지털타임스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 대표와 정치현안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동욱 기자 fufus@>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초지일관', '독야청청'하면 떠오르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현재 21대 국회에서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를 하겠다며 자신만의 '소신 정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의원 뱃지를 단 조 대표는 애당초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결을 함께 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관측을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같은 당이니까 어쩔 수 없이 '단일대오', 즉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조 대표는 "저는 '다른 목소리'가 아닌 '옳은 목소리'를 내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타임스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 대표와 △국내 부동산·경제·민생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 △김건희 여사의 정치 행보 및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등 정치현안을 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 정치권에서 '부동산·경제·민생'이 화두다.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본인만의 방안이 있다면.

"저는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지난 70년 동안 쌓아왔던 발전의 탑이 우르르 무너질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먼저 우리가 믿었던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뿐만이 아니라, 기초 여러 산업들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우리가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던 '세계화 트렌드'가 깨져가고 있다. 더 이상 기업에서 '인건비 장사'는 못한다고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다음 세대의 먹거리는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 정부가 법인세를 깎아주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기업들에게 더 필요한 건 '혁신(Innovation)'이라고 생각한다. 감세보다 더 필요한 건 '규제개혁'이라고 본다. 기업들의 발을 묶어뒀던 것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제가 기업인들을 많이 만난다. 그들에게 세금 1~2% 깎아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사업, 저 사업 좀 하게 해달라', '공장 하나만 세우게 해달라'는 게 기업의 목소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세금 1~2% 깎아주는 거 보다 급선무라고 본다. 규제개혁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안 하고 버틴다고 안 되는 게 아니다. 중국을 비롯해서 여러 해외 국가들은 거침없이 해나가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혁신으로 인해 지금보다 나빠지는 분이 있을 수 있다. 그 분들을 넉넉히 돕기 위한 따뜻한 복지, 반드시 필요하다. 승자만 독식하는 사회는 너무 살벌하다. 이기는 사람이 몫을 챙겨가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나. 그러나 진 사람도 살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 이제는 이자율을 더 이상 올리면 안 되고 낮출 고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일본과 미국의 이자율 격차가 500bp, 즉 5%포인트 차이가 난다. 부동산은 금융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을 이자율보다 더 잘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현재 이자율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걸 막기가 매우 어렵다. 국제적인 수지관리 다 중요하지만, 부동산이 우리 국민들에게 차지하는 게 절대적이지 않나. 재산의 전부가 부동산인 게 대부분의 국민인데, 이거 반토막 내서 정치적으로 좋을 수가 없다. 국민정서상 충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저는 현재 금리 상승 속도를 줄이고, 필요시에 조금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외교 활동 및 정치 행보를 두고 민주당 등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저는 이재명 당대표가 후보 시절에 한 워딩이 기억난다. 당시 이 대표는 '대통령 부인은 폼으로 하는 게 아니다. 부인 외교라는 게 있는 거다. 중요하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김 여사의 정치 행보에 대해 공격을 하고 있다. 다만 김 여사 정치 행보에 있어서 문제는, 대통령실이 직전 외교 활동에서 영부인의 동선을 단독으로 비공개하면서 사진만 공개했는데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오히려 영부인 순방에서 '영부인 외교'답게 메시지를 던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영부인 외교는 특정한 정파적인 것보다는 글로벌 이슈, 예술, 문화, 인권, 아동 등 크게 논쟁적이지 않은 이슈들이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 누가 반대할 사람이 있겠나. 처음엔 불안한 모습도 일부 보였지만, 김 여사도 조금씩 패턴이 익숙해져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본다. 야당에선 영부인 외교를 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더 잘 해라고 비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영부인 외교를 하지 말라고 비판하는 건 이재명 당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했던 말과도 정면 배치되는 부분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론을 수용하면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처음에는 많이 불안했지만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느낌은 든다."

-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면서, 관련 TF를 구성하고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집권 이후 2년 반 동안 탈탈 털었다. 그 의혹들이 2022년 5월 8일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에 나온 게 아니다. 대선 전부터 이미 나온 의혹들이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했지 않나.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대선 후보가 됐다. 선거를 위해서라도 민주당 측에선 그 때도 탈탈 털었지 않았겠나. 그런데 누가 막은 것도 아닌데 기소를 하나도 못했다. 민주당이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이다. 이쯤 되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사실상 '대선불복'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결혼하기 전 배우자에게 있었던 의혹에 대해 '연좌제' 하자는 건데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박사학위 논문에 의혹이 있다고 해서 특검을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박사학위 논문과 관련된) 특검을 얼마나 필요하겠나.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이 투표를 할 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의혹들, 김 여사에 대한 의혹들도 다 들어봤다. 국민들은 양쪽의 의혹들을 다 판단해서 최종적으로 투표를 한 것이다. 0.73%포인트 차이지만, 승패가 명확히 갈린 것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부인이 가장 약한 고리라고 생각해서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치는 좀스럽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저는 특별감찰관 제도를 주장해왔다. 어떤 권력이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터트리면서 효용성이 증명된 제도다. 민주당 정부 시절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특별감찰관 임명하자고 했는데 5년 동안 꿈쩍도 안 했다. 반대로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특별감찰관 수용하겠다고 했는데, 국민의힘도 지금 임명을 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과 그의 친인척들의 비리,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지 않나. 그거를 막는데 자기네 당들에 장기 집권에도 좋지 않겠나. 특별감찰관이라는 감시 체제를 둬야 CCTV가 보고 있다는 걸 알면 생각을 다시하게 되지 않나. 이게 바로 권력의 CCTV다. 민주당에서 특별감찰관을 하자고 주장하면 진짜 난 박수를 치겠다. 그런데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득점하기 위해 TF까지 출범시키며 김건희 특검만 주구장창 외치고 있지 않나. 결국은 '조정훈 설득하기 TF' 아니겠나. 이 문제를 두고 민주당과 공개 토론을 해보고 싶다."

-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개인적인 문제로 당 전체가 '방탄프레임'으로 가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이낙연 전 국무총리 복귀설까지 제기됐다.

"저는 현재 민주당의 리스크는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포스트 이재명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당에 이 대표를 대신할 믿음직한 리더가 있었으면 벌써 국면 전환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 원래 야당은 여당의 실수를 먹고 자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야당이 문제없이 잘했으면 지금 배부름을 넘어 비만까지 간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문제인데, 왜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밖에 할 수 없는가에 대해 저는 포스트 이재명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보시기에 신선하다고 느끼고 새로운 리더가 민주당 내에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이재명 대표 체제를 끌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민주당의 가장 큰 리스크다. 그리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재등판은 인기 있는 재방송 프로로 다시 흥행을 만들겠다고 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작금의 민주당 상황을 방송국의 위기로 보면, 결국 시청률이 안 나오니까 옛날 인기 프로그램을 다시 튼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저는 그 방송사 주식을 살 것 같진 않다. 민주당이 그렇게 가선 안 된다고 본다. 어차피 야당이기 때문에, 길게 보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재명 대표를 개인적으로 잘 안다. 저는 그가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의 정치 행보가 과연 우리가 마주한 시대적 소명에 적절한지는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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