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키워도 팔 곳이 없다…정부 투자는 소극적
[앵커]
보신 것처럼 쌀에 쏠려있는 우리 농업 구조를 밀이나 콩 등 다른 작물로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리의 식량 안보 문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정작 정부의 투자는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장혁진 기잡니다.
[리포트]
광할한 밭에 새싹이 파랗게 올라왔습니다.
천안에 조성된 우리밀 생산 단지로 매년 밀 8백 톤이 이곳에서 수확됩니다.
10년 간 소비량이 꾸준이 늘어 '제2의 주식'이 된 밀은 재배 면적이 늘 법도 하지만 실상은 절반 아래로 줄었습니다.
[이종민/천안밀영농조합법인 대표 : "수익이 안 맞으니까 손을 못 대는 거거든요, (밀을) 수매해 가는 데가 없고 누가 사 주지 않으면 내년에는 안 심거든요. 심을 수가 없죠."]
같은 면적 농지에서 쌀을 키우면 78만 원을 벌지만, 밀만 재배하면 23만 원으로 3분 1에도 못 미칩니다.
쌀과 밀은 이모작이 가능한데도, 수익성 차이가 너무 커 아예 밀 농사를 짓지 않는 겁니다.
수입밀보다 두 배 이상 비싼데도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도 한 몫 합니다.
밀 농가들은 품종 연구와 가공 방법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지역 농가와 제과점들이 우리밀 특성을 연구하고 반죽, 발효법을 개발한 끝에 수입밀을 쓰던 천안 호두과자도 지금은 80%가 우리밀을 씁니다.
[박상갑/천안옛날호두과자 실장 : "수입 밀이라면 안 사 가요. 덜 사 가요. (손님들이) 우리 밀을 먼저 이야기를 하고 찾아가니까요."]
하지만 정부의 밀 투자는 인색합니다.
이런 우리밀 가공법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예 없고 품종 연구개발비는 쌀의 30%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정부 수매량은 생산량의 30% 정도에서 크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
[김경아/우리밀살리기운동분부 사무총장 : "밀 생산단지는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거잖아요. 육성시키고 있는 부분이잖아요. 생산단지에서 생산되는 100%라도 수매하는 것이 맞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가격이 폭등하며 식품 물가를 밀어 올렸고,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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