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올해 들어 4조원 가까이 순매도…삼성전자만 1조원 넘게 팔았다
새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들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만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7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4조2760억원을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20일 2395.26에 마감해 올해 들어 7.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관들은 3520억원 순매도했지만 개인만큼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았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4조5670억원으로 지난해 말(12월30일) 46조4480억원에 비해 줄었으며, 지난해 평균 투자자예탁금 56조7160억원도 밑돌았다.
개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특히 반도체 대장주들과 금융주에 집중됐다. 올해 2일~20일 개인들은 삼성전자를 1조3250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도 58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신한지주(2410억원), 하나금융지주(2210억원), KB금융(2090억원) 등 금융주가 순매수 상위 종목 3~5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개인들이 순매도한 반도체주와 금융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 20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1조4580억원, 4770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1980억원, 1880억원 사들였으며 현대차도 1600억원 순매수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약세장이라는 인식이 남아있어서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외국인은 실물 경기만 보면 하강 국면이 이어질 것은 맞지만 외국인의 경우 최근 달러 약세, 원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도 외국인과 개인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은 선행성이 강한 특징이 있다. 이에 외국인은 현재 실적이 안 좋아도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순매수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확인 심리가 강한 개인들은 투자를 실행해 옮기는데 시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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