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vs 처음처럼 '설탕 쏙 뺀' 소주전쟁

이지원 기자 2023. 1. 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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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호실적 속 고민
테라 ‧ 진로, 호실적 거뒀지만
입소문 탄 ‘처음처럼 새로’
진로 새 제품으로 ‘맞불’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소주 신제품 '새로'가 인기를 끌자 하이트진로가 '진로'를 리뉴얼하며 맞불을 놨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더스쿠프 포토]

하이트진로는 최근 수년간 호시절을 보냈다. 지난해 '운송료 현실화'를 주장하는 화물연대 노조가 파업하면 내홍을 겪었지만 실적 면에선 나쁘지 않은 한해였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유흥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한 데다, 소주‧맥주 가격 인상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2월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진로 등 소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9% 인상한 데 이어, 3월 맥주 제품(테라‧하이트 등) 출고가를 평균 7.7% 끌어올렸다. 이런 효과가 더해지면서 하이트진로의 2022년 3분기 매출액(이하 누적 기준)은 1조88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579억원) 대비 1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04억원에서 1774억원으로 26.3% 늘었다.

좋은 실적의 밑바탕엔 2019년 3월과 4월 출시한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이하 진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출시한 지 47년이나 됐지만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진로토닉워터'도 돌풍을 일으켰다.

젊은층 사이에서 '소주+토닉' '위스키+토닉' 등 저도주‧혼합주(믹싱주)가 인기를 끌면서 진로토닉워터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해 진로토닉워터 매출액이 전년 대비 83%가량 증가했다"면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소주시장 '새로(운)' 전쟁=그렇다고 하이트진로에 아무런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하이트진로와 소주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가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시장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9월 '처음처럼 새로(이하 새로)'를 선보였다.

새로는 롯데칠성이 2006년 처음처럼을 출시한 이후 16년 만에 선보인 소주 신제품이다. 과당을 넣지 않고, 알코올 도수를 처음처럼(16.5도) 대비 0.5도 낮춘 게 특징이다. 녹색병에 담긴 기존 소주와 달리 투명병에 담아 차별화를 꾀했다. '제로 슈가'를 표방해 젊은층을 겨냥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사진 | 뉴시스]

이런 롯데칠성의 전략은 적중했다. 출시 석달가량이 흐른 지난해 12월 말 기준 3500만병이 판매됐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새로가 2022년 11월 50억원, 12월 7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유흥채널 입점이 늘고 있는 만큼 2023년 매출액 1000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15%대에 머물던 롯데칠성의 소주 시장점유율도 18%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새로의 인기는 2019년 출시 이후 큰 인기를 얻어온 진로에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하이트진로는 1월 10일 진로를 리뉴얼해 선보이면서 맞불을 놨다. 새로와 마찬가지로 설탕을 빼고, 도수도 16도로 낮췄다. 과연 '진로'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새로'의 질주를 막을 수 있을까. 소주 시장의 뺏고 뺏기는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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