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헤더에 '머쓱'해진 호날두…"중국 새해 세배합니다" 인사에 또 '머쓱'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리그로 이적한 호날두(38·알 나스르)가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팀은 알 이티파크를 1-0으로 이겼지만,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풀타임을 뛴 호날두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선 다소 머쓱한 장면이 잇따라 연출됐습니다. 호날두는 전반 31분 알술라이힘의 크로스를 향해 점프했지만, 공은 호날두의 머리 위를 그대로 지나쳐 뒤에서 뛰어오른 탈리스카의 머리에 닿은 뒤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알 나스르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이었습니다. 다소 민망할 법도 했지만, 호날두는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즐겼습니다.
호날두는 후반 28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바이시클 킥도 시도했습니다. 2017-1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당시 레알마드리드에서 뛰던 호날두는 그야말로 역사에 남을 바이시클 킥을 선보였죠. 무려 2m 40cm 높이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당시 상대였던 유벤투스 홈 팬들조차 기립 박수를 보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사우디리그 데뷔전에선 그런 모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호날두는 자신에게 올라오는 크로스를 확인하고선 바이시클 킥을 시도하기 위해 몸을 날렸습니다. 하지만 날아오는 공만 확인하고, 함께 달려오던 수비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공 대신 애꿎은 수비수의 등을 가격했습니다.
사우디 프로축구 홈페이지에 따르면 호날두는 이날 두 번의 슛을 시도해 한 개의 유효슛을 기록했습니다.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은 호날두에게 평점 6.9점을 줬는데 선발로 나선 11명 중 9위, 뒤에서 세 번째였습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호날두를 혹평했습니다.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다. 알 나스르는 이겼지만 호날두에겐 좌절스러운 순간이었다"며 "호날두가 불명예스럽게 나간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다툼을 하고 있어 더 대비된다. 호날두는 이제 몰락한 아이콘이 됐다"고 말입니다.
지난해 11월 호날두와 계약을 해지한 맨유는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오늘(23일) 새벽 아스널에 지기 전까지 10경기 9승 1무를 달렸죠. 현재 승점 39점으로 프리미어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맨유는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호날두가 그토록 원했던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설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날두는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새해 명절 인사를 남겼습니다. 호날두는 "사랑하는 중국 친구들, 진심 어린 축복을 드립니다"라며 "모두 중국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가족과 함께 휴가를 즐기세요"라고 전했습니다. 아시아 무대로 옮긴 호날두가 앞으로 활동하게 될 아시아 팬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중국 팬들을 겨냥한 인사로 보입니다.
문제는 호날두는 새해를 '中?新年'이라 쓴 부분입니다. 영어로 표기하면 'Chinese New Year(중국 새해)'가 되지만 음력 1월 1일은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만, 홍콩, 베트남 등 동양권 국가들이 명절로 기념하는 날입니다. 때문에 음력 1월 1일을 'Chinese New Year'로 표현하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따라서 서구권에선 최근 들어 음력을 뜻하는 표현 'Lunar New Year'로 바꾸는 추세입니다.
그런 와중에 '중국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한 호날두의 새해 첫인사는 아시아 무대에서 뛰게 된 호날두의 새해 인사치고는 다소 '머쓱'한 인사가 돼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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