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자 매수심리 '꿈틀'… 집값 본격 반등은 '글쎄'

손동우 전문기자(aing@mk.co.kr),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1.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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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지표 바닥 찍었나
강남권 아파트값 낙폭 줄고
일부 단지 거래량 늘어나
둔촌주공 계약률도 선방
美금리·미분양 지켜봐야

정부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며 얼어붙었던 매수심리가 다소 살아나는 모양새다. 부동산 가격 하락폭도 일부 줄어들며 시장에서는 급매가 속속 빠지고 있다. 이제 시장 관련 각종 지표가 정말 바닥을 찍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세가격과 미분양 추이 등을 더 지켜봐야 본격적인 반등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0.52% 떨어져 전주(-0.65%) 대비 하락폭이 줄었다. 지난해 9월 이후 계속 커지던 하락폭이 1월 첫째주 처음으로 줄어든 뒤 진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0.74%에 달했던 하락폭이 0.45%까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강남(-0.2%), 서초(-0.15%) 등 강남권과 양천구(-0.16%)는 하락폭이 0%에 근접했다.

심리도 일부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1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1로 전주(71.5)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64.8로 전주(64.1)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5월 이후 계속 떨어지던 매매수급지수가 올해 1월 들어 반등하는 양상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매수자 우위' 시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요자들 심리가 일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요가 살아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의 경우 지난해 11~12월 25건의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연간 전체 거래(72건) 중 34%가 연말에 몰린 것이다. 최근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계약률이 시장 예상보다 선방한 것도 향후 시장 심리가 되살아나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진행된 정당계약에서 일반분양 물량 4768가구 중 70%가 계약됐다. 예비당첨자 계약까지 더해지면 90% 계약률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값이 확실히 반등하려면 몇 가지 요소를 더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미국 금리 추이가 중요하다. 미국 금리가 올해 하반기 고점을 찍고 하락해야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압박 요소가 누그러지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하가 2024년 이후로 미뤄지면 반등 시기는 그만큼 지연될 수 있다. 또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하게 올지도 확인해야 한다.

집값 반등의 또 다른 전제 조건은 미분양 감소다. 미분양은 재작년 12월 1만7710가구에서 대폭 늘어나 작년 12월 6만가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을 포함하면 7만~8만가구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분양이 급증하면 건설사들이 자금을 확보하고자 할인 판매 등을 실시해 주변 아파트 시세를 끌어내린다. 미분양과 함께 전세 시장 급락세도 진정돼야 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규제가 완화된 상태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설 연휴가 지나면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수요자의 경우 아직 매수자 우위 시장이 전개되는 만큼 전세가격 추이와 거래량 회복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동우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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