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기업 때리기 멈췄나 … 인터넷기업 2년만에 '기지개'
디디추싱 사용자 등록 허용
알리바바·텐센트 CEO 등
국영CCTV서 인터뷰 방영
지난 16일 중국 승차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이 신규 사용자 등록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디디추싱은 "지난 1년간 국가 사이버 보안 심사에 진지하게 협력하고 심사에서 발견된 보안 문제를 전면 시정했다"고 설명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다가 안보 심사를 받고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회사다. 중국은 이후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면서 회사에 1조55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고, 보복성 조치로 디디추싱 관련 25개 앱에 신규 사용자 등록과 앱 다운로드를 중단시켰다. '빅테크 때리기'를 가장 아프게 겪은 기업에 당국이 사업을 재개하라는 '그린라이트'를 보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일으켜세우기 위해 기술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2년 넘게 이어온 기술기업 규제를 끝내고 민간 기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선언하면서 인터넷 기업 곳곳에서 '해빙' 무드가 감지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올해 경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민영 경제를 장대하게 발전시키겠다"고 천명했고, 올해 경제 5대 전략에 '디지털 경제 발전과 플랫폼 기업 주도의 고용 창출'을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정신적 마약'이라고 비난하면서 신규 발급 허가를 내주지 않던 게임산업에서도 오랜만에 승인이 떨어졌다.
연초 중국 국영 CCTV는 지난 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기업인 인터뷰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을 자신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는 중국 최대 음료 기업 와하하, 코로나19 백신 생산계약을 맺은 푸싱제약 등과 더불어 빅테크 대표 주자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CEO가 포함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터뷰에 등장한 기업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을 내놨다.
시진핑의 '공동부유'에 발맞춰 거액을 기부하고 숨죽여 지내던 창업자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게임·SNS·엔터테인먼트 그룹인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성과가 저조하면 어떤 사업도 중단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창둥 징둥닷컴 창업자는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위 임원 2000명의 연봉을 20% 삭감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최근의 '빅테크 띄우기'를 기업에 전권을 주는 순수한 기업 활동 장려로만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중국이 빅테크 규제를 해제하는 것은 당국의 빅테크 지배력이 안정적으로 강화됐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마윈이 장악했던 앤트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직간접적으로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지분 53% 이상을 보유한 1대 주주였으나, 지배구조 개편으로 마윈의 지분은 6%대로 급감했다. 마윈은 앤트그룹 지배권을 상실했다.
지난 13일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인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알리바바의 미디어 계열사 '황금주'를 확보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황금주는 국유 자본이 지분 1%만 보유해도 이사를 임명하고, 콘텐츠를 검토할 권한을 갖게 되는 제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쿠와 모바일 브라우저인 UC웹 콘텐츠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지분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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