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들’이 LA 총기난사 추가 피해 막았다

용의자 트랜, 2차 범행 시도했지만
시민 2명이 총기 빼앗아…도주 후 사망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음력 설을 맞이하는 행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 보안관실이 아시아계 용의자 휴 캔 트랜의 사진을 인터넷상에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댄스 교습소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가 또 다른 범행을 시도했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용감한 시민’ 2명이 총을 빼앗아 추가 참사를 막았다는 증언이 23일 나왔다.

미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총격 사건 용의자 휴 캔 트랜(72)은 지난 21일 아시아계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몬터레이 파크 댄스 교습소 ‘스타 댄스’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약 20분 후 인근 앨험브라의 댄스 홀 ‘라이라이(來來) 볼룸·스튜디오’에서 2차 범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한 지역 주민 2명에게 총을 빼앗긴 뒤 달아났다.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나는 이들이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나 보안관은 용의자 트랜이 2차 범행에 사용하려다가 뺏긴 총이 대용량 탄창이 장착된 반자동 공격용 권총이었다고 밝히면서 “이들은 생명을 구했다. 지금보다 훨씬 나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랜은 2차 범행 계획이 무산되자 흰색 밴을 타고 달아났으며, 약 35㎞ 떨어진 토런스의 한 쇼핑몰 인근 주차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앞서 트랜의 1차 범행으로 남성 5명과 여성 5명이 사망했고, 10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7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태인 환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끔찍했던 상황에 대한 목격담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자신을 그레이스라고 소개한 50대 중국계 여성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토요일 저녁을 맞아 100여 명의 회원이 댄스 교습에 참여했다”며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고, 처음엔 폭죽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입구 쪽을 돌아보니 한 남성이 장총을 들고 서 있었고, 그 옆엔 교습소 사장 등 3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