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0조 시장…국적 상관없이 다 오르는 ‘대세’ 산업됐다 [박윤예의 글로벌주 열전]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1. 23. 1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로봇주들이 올해 1.5배 껑충 오르며 초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이 전해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들어 2배 올라서 국내 로봇주 최초 ‘시총 1조원 클럽’에 들어갔습니다.

로봇주 상승은 전 세계 현상
세계 주요 로봇기업 주가 흐름
이같은 현상이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로봇주 상승은 전세계 현상입니다. 전 세계 로봇주들은 작년 하락장에서도 소폭 떨어지며 나름 선방했고, 올해 들어 10% 수준 오르고 있습니다. 테슬라·메타 등 작년에 반토막 난 빅테크주가 속출했던 것과는 다릅니다.

로봇은 슬라브어로 ‘노동(Labor)’인데 ‘스스로 보유한 능력으로 일을 수행하는 기기’를 뜻합니다. 로봇의 종류는 휴머노이드, 산업용 로봇, 수술용 로봇, 보조 로봇, 치료 로봇, 드론, 나노 로봇, 군사용 로봇, 광산 로봇 등으로 나뉩니다. 국제로봇연맹(IFR)은 로봇의 종류를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나눕니다. 산업용 로봇은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사람의 힘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작업을 대신 도맡습니다. 서비스용 로봇은 소매점의 서빙 로봇이나 로봇청소기를 생각하면 됩니다.

로봇시장 32조→200조원 성장 전망
이미 로봇은 우리 생활 속에 파고 들었습니다. 사진은 LG전자가 지난 19일 경남교육청 창원도서관에 공급한 LG 클로이 가이드봇 1대을 활용해 어린이들이 음성검색을 해보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LG전자>
시장조사기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 2020년 250억 달러(약 30조원)에서 2023년 400억 달러로, 2030년에는 1600억 달러(약 197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봇 시장은 뜨겁지만 ‘로봇 대세주’ 선정하기는 까다롭습니다. 로봇 분야가 다양한 데다 기업이 로봇 사업을 하냐 안하냐 구분짓기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 강국인데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일본의 덴소와 일본 굴지의 중공업 회사인 미쓰비시 중공업도 모두 로봇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사실 국내 대기업도 로봇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기업으로 분류될지도 모릅니다. 미국도 아마존과 테슬라가 로봇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또 전 세계 로봇 분야에는 아직 ‘찐’ 대세주가 없는 것도 이유입니다. 반면 지난 기사에서 다룬 자동차 기업은 시총 순위가 명확하고 주요 기업 선정도 쉬웠습니다. ‘찐’ 대세주 테슬라가 있고 자동차 산업은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에 아무나 못하기 때문입니다.

1월초에 열린 ‘CES 2023’ 에 마련된 서울대 전시관에서 로봇랩 블루로빈이 자동 심폐소생술(CPR) 기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시총 기준으로 미국의 인튜이티브서지컬, 스위스의 ABB, 일본의 화낙을 로봇 대표주로 선정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의료기기를 전문으로 하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시총이 924억 달러(약 114조원)로 가장 크고 산업용로봇에서는 로크웰 오토메이션이 시총 323억 달러(약 40조원)로 큽니다. 미국 밖에서는 스위스의 산업용로봇 전문기업인 ABB 시총이 636억 달러(약78조원)로 가장 크고, 일본의 산업용로봇 전문기업인 화낙(시총 322억 달러)도 큽니다. 특히 화낙은 50년 넘게 산업용 로봇 강자로 군림해온 ‘뼈대있는’ 기업입니다.
코로나19로 2배 뛴 로봇주...향후는?
이들의 주가 흐름은 대개 비슷합니다. 코로나19가 발병한 2020년 3월부터 2021년 말까지 주가가 껑충 올라서 2배 이상 뜁니다. 이후 고평가 논란에 작년 상반기까지 급락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로크웰 오토메이션의 최근 5년 주가
대표적으로 로크웰 오토메이션의 주가를 보겠습니다. 로크웰 오토메이션은 2020년 3월 20일 126.79달러부터 오르기 시작해 2021년 12월 31일 348.85달러까지 2.7배 오릅니다. 그후 작년 6월 17일까지 191.09 달러까지 반토막 가까이 하락합니다. 로봇 분야의 성장성 전망에는 변함이 없지만 로봇 주가가 단기간 치솟으면서 고평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6월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현재 265.32달러 까지 올랐습니다.

로봇주가 상승하는 근본적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로 인한 구인난에 직면한 기업들은 로봇과 자동화에 공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장자동화, 물류자동화에 이어 휴머노이드 등을 활용한 서비스 자동화가 확대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증권가에선 로봇 관련 주가 일시적인 테마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합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사람을 대체할 수단은 로봇”이라며 “이같은 문제를 로봇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CES 효과 + 챗GPT 품는 MS 소식 = 로봇주 상승
CES 2023에 등장한 로봇 화가 .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 영향도 한몫했습니다. 여기서 올해의 화두로 모빌리티·로봇·메타버스가 선정되면서 전 세계 로봇기업이 주목받았습니다. 상수도관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수영장 물속을 돌아디며 청소하는 로봇이 전시됐습니다.

로봇은 인공지능(AI)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두 단어가 거의 동의어처럼 쓰입니다. 올해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를 개발한 벤처기업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 AI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술용 로봇 인튜이티브서지컬(미국)

개별 기업을 살펴보면 미국의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외과 수술용 로봇을 만드는 대표적 회사입니다. 최소 침습(절개를 최소한 하는 것) 수술용 제품의 개발 제조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 상품으로는 다빈치 수술 로봇, 이온 관강 로봇이 있습니다. 다빈치 수술 로봇은 대당 가격이 20~3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입니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병원측의 예산 검토 트렌드가 진행되고 있다고 코멘트를 했으나 병원은 로봇 수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으며, 견조한 수요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제품 추가 가능성이 있다”며 “부품 사용 횟수 증가와 가격 인하 정책, 운용 리스 비중 증가는 매출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사는 2017년 복성 제약과 JV(지분율 60%)를 통해 중국 지역에 진출했는데 중국의 코로나 완화 정책으로 의료기기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최근 5년 주가
월가도 인튜이티브서지컬 주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합니다. 투자정보 매체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기준 애널리스트 14명 가운데 12명이 ‘매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14% 높은 287.79달러를 제시했습니다.

1903년에 설립된 로크웰 오토메이션은 자동화산업 통합솔루션(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업체입니다. 주요 제품은 하드웨어(모니터링, 모터 제어, 센서, 인간이동체 인터페이스(HMI) 등)와 소프트웨어(데이터분석&매니지먼트 등)로 나뉩니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로크웰은 전방산업(음식료, 화장품, 바이오 등)이 다양하고, 북미 매출액 비중이 동종업체 내 압도적으로 높은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로크웰의 수주 트렌드와 실적은 글로벌 로봇 산업 투자자들의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ABB의 최근 5년 주가
스위스의 ABB는 산업자동화 장비 시장 글로벌 1위입니다. 다만 ABB는 스위스증권거래소(SWX)에서 상장돼 있습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려면 반드시 국내 증권사를 통해 매매해야 하는데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온라인·모바일로 스위스 주식 투자가 가능한 곳은 거의 없습니다. 스위스 주식은 오프라인(영업점·유선) 거래만 가능한데 이 경우 수수료가 온라인·모바일보다 조금 비쌉니다.
산업용 로봇 전통강자, 화낙(일본)
화낙의 최근 5년 주가
1956년 후지쓰 사내 벤처로 설립된 화낙은 산업용 로봇, 컴퓨터수치제어(CNC)시스템, 공장 자동화 분야의 선두 기업입니다. 산업용 로봇 S-Model 1 개발을 시작으로 공장 자동화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업 부문은 공장 자동화, 로봇, 로보머신, 서비스 4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전세계 100여국에 진출한 사무소가 270개에 달합니다. 수출 비중도 80%입니다.

우재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25년 산업용 로봇의 수요는 69만대로 연평균 7% 성장이 예상된다”며 “화낙의 산업용 로봇과 공작기계에 대한 수요는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화낙은 서비스 부문은 제조 현장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데이터 수집·저장, 인공지능 분석 역할을 한다”며 “화낙의 서비스는 구독형 플랫폼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다 화낙의 혁신이 집중돼 있어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박윤예의 글로벌주 열전>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을 일렬로 줄세워서 비교하는 코너입니다. 적게는 몇개, 많게는 수십개 기업을 한꺼번에 살펴보면 잘나가는 주식, 못나가는 주식이 바로 읽힙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 하시면 더 빠르게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