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주범 ‘공급망 불안’ 올해도 재현되나… 남유럽 재정위기도 불안요인

이희경 2023. 1. 23. 15: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됐던 탈세계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올해에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가 가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의 배경이 됐던 공급망 불안이 올해에도 미국 등 서방국과 중국·러시아 간 대립 격화로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중 유동성이 대대적으로 풀린 상황에서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공급망 불안은 국제 원자재 가격을 자극,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의 원인이 된 바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정부부채 규모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가운데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재정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7대 글로벌 트렌드-혼돈의 세계경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이 줄어드는 탈세계화 현상이 올해에도 새로운 국제질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탈세계화를 부추겼던 주요 원인이 됐다면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한층 격화하면서 미국 등 서방국이 한 축, 중국·러시아가 한 축이 돼 서로 경쟁하는 ‘신냉전 체제’가 도래할 전망이 짙어질 것이라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탈세계화는 보호무역주의, 자국 우선주의 등 국제 무역장벽을 높인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 입장에서는 원자재 관련 공급망 확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연구원은 “원가절감이나 생산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계화보다는 안정적이고 확실한 공급망 확보를 우선시하는 지역화가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탈세계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측면에서 세계 경제에 하방리스크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원은 “탈세계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고 국제적인 분업체제가 약화하면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고,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관세부과로 거래비용이 상승하게 된다”면서 “에너지·식량·희귀금속 등을 독점하는 국가가 시장지배력을 발휘해 자원공급량을 조절하는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이 상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에 정부가 탈세계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공급망 및 수출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부채(중앙지방의 회계·기금 및 공공기관 부채 포함) 규모가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글로벌 통화긴축이 진행되면서 세계 각국의 국채상환이 부담이 가중되는 점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 2020년 선진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가 123.2%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선진국과 신흥국의 올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각각 111.3%, 54.3%로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위기 이전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특히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의 지난해 GDP 대비 비율이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연구원은 “향후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오름세로 유럽중앙은행(ECB)으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남유럽 국가의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면서 “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인한 유로존 경기침체 현실화로 국가신용도가 하락하는 경우, 남유럽밥 재정위기 재현에 대한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 밖에 △흔들리는 선진국△위기 속에 빛나는 아시아△원전의 귀환△춥고 배고픈 세계△지구의 한계를 앞당길 인구문제 등을 올해 정치, 경제, 산업·경영, 에너지·자원, 사회·문화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선정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