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신사옥 GRC 가봤더니…'대형 큐브 속 미래 도시'

김형준 2023. 1.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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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여명 입주 완료, 각종 복지시설 눈길
4층 로비까지는 아직 자유롭게 출입 가능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김형준 기자
'우리가 잘 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것이며, 나라가 잘 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될 수 있는 것이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창업자 아산 정주영 회장의 메시지가 가장 먼저 불청객을 맞았다. 회사와 나조차도 분리하는 시대에 출근길부터 회사와 나라의 발전을 함께 고민하게 되는 이곳은, 옛 현대중공업그룹의 새 이름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GRC)'다.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김형준 기자

이곳을 찾은 건 16일.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판교권)에 몰린 중후장대(重厚長大·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것) 기업들의 사옥 입지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GRC를 새 이웃으로 맞은 잡월드, 성남FC 등에서 근무하는 이들로부터 "GRC는 겉모습도 좋지만 알맹이가 더 근사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망설임 없이 건물 안으로 발을 들였다. 4층 로비까지는 입장에 제한이 없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수서로 477에 위치한 GRC는 연면적 17만5,000㎡(약 5만3,000평) 규모로 지어졌다.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의 이 건물에는 최근까지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 현대오일뱅크 등 17개 계열사 직원 5,000여 명이 입주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내부에 편의점은 물론 조만간 스타벅스 카페가 들어서는 등 상업 시설도 갖춰져 가고 있다.


정자동에 생긴 작은 신도시…정류장 생겼지만 이름은 빈칸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김형준 기자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앞 버스정류장. 김형준 기자

지하철 신분당·수인분당선 정자역에서 분당수서로를 통해 접근하다 보면, 대형 큐브 형태로 우뚝 서 있는 GRC를 마주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GRC에 닿는 여러 버스 노선이 열리면서 인근 주민이나 직장인들도 나름대로 덕을 봤다고 한다. 아직 GRC 앞 버스정류장에는 정류장 이름조차 새겨지지 않았고, GRC 근무자들은 HD현대에서 마련한 셔틀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건물이 들어선 뒤 4층 로비까지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에도 정주영 회장 메시지가 새겨졌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 가면서 나가면 된다.' 사회부 기자 시절 한 선배에게 한 번쯤 들었던 것 같은 메시지. 창조와 뚝심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새긴 뒤 도착한 4층 로비부터는 '대형 큐브 속 미래도시' 모습이 펼쳐졌다.


축구 단체관람 해도 좋겠네…길이 30m 초대형 전광판 눈길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로비 전경. 김형준 기자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로비의 대형 전광판. 김형준 기자

흡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의 가상 구조처럼, 지상 20층까지 시원하게 뚫린 중앙 공간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채광도 좋아 꼭대기에서 내리쬐는 햇볕이 로비까지 닿았다. 각 층을 빠르게 연결해주는 전망형 엘리베이터, 그리고 가로 30m에 세로 7m 크기로 알려진 고화질 초대형 전광판 화면은 이 건물 내부 공간의 핵심 포인트다.

지난달 말 50주년 비전선포식이 열린 로비에는 직원들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은 물론 그룹의 새 상징(CI) 조형물이 우뚝 서 있었다. 가로로 길게 펼쳐진 대형스크린에 뿌려진 다양한 시각적 효과도 압권이었다. 알록달록 색채의 'GRC 방문 환영' 메시지부터, 직원들에게 시각적 만족을 제공할 자연 영상이 고화질로 구현됐다. 국가대표 축구경기 또는 그룹이 운영하는 K리그 울산 현대 경기 단체 관람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1600석 식당은 삼시세끼 무료, 어린이집도 운영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내 구내식당을 창문 밖에서 촬영한 모습. 김형준 기자
16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내부에 마련된 홍보물들. 김형준 기자

전망형 엘리베이터도 내부 인테리어 요소의 하나처럼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건물서 일하는 직원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작한 24대의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 4개 구역에서 각각 6대씩 움직이는 데다 이동 속도도 빨라 직원들이 막힘없이 움직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VIP와 화물용 엘리베이터까지 합치면 30대가 넘을 거라고 한다.

복지시설도 제대로 갖췄다. 3층에 마련된 구내식당에는 무려 1,582석이 갖춰져 5,000여 명 직원의 삼시세끼를 책임진다. 직원들에게는 세끼 모두 공짜란다. 이외에도 그룹의 역사와 제품, 일부 체험시설을 갖춘 홍보관, 디지털 도서관(더 라이브러리), 크리에이티브 라운지, 고객 라운지, 컨벤션 센터, 데이터 센터, 피트니스 센터, 어린이집 등도 직원들의 자랑거리다.

친환경 설계와 스마트한 사무공간은 HD현대의 자랑거리다. HD현대 관계자는 "각 층을 유기적으로 오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데크'를 통해 소통과 협업을 위한 공간을 구축했다"며 "각 사의 협업이 쉽도록 공유 오피스 및 회의실을 설치하고 각 층별 휴게 공간과 직원들이 창의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스마트워크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최고의 에너지효율화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건물의 생애주기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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