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짜 쿠폰에 기뻐할 때…김 대리는 매년 138만원 환급받는다”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1. 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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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무 인터뷰 ②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누가 불렀는지, 노래의 제목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 노래. 인터뷰를 하면서 머릿속에서 연신 이 노래가 재생됐다. 직장생활 14년 차. 직장을 두차례 옮겼지만 퇴직연금저축에 대해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등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분명 월급 통장을 만들 때, 그리고 회사에 입사했을 때, 퇴사를 했을 때 누군가 얘기를 해줬을 텐데 ‘나중에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잊어버린 듯하다. 회사원은 그저 열심히 일하고 월급 받으면 따박따박 은행에 보관하는 게 미덕이라 여겼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게 살았는지 깨달았다. 퇴직연금 계좌, IRP 계좌에 돈을 넣어뒀다면 연간 100만원 이상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다시 퇴직연금 펀드나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에 넣었다면, 직장생활 10년 차가 됐을 때 넉넉하진 않더라도 노후 대비의 기반이 되는, 상당한 자금을 모았을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년 뒤 퇴직 후의 삶을 설계했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나중에 해야지’라는 생각과 게으름에 10년 넘게 IRP계좌, 퇴직연금저축 계좌 개설을 잊고 살았다. 남은 거라곤 얼마인지 알 수 없는, 회사에서 쌓아주는 DB형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이 전부. 아쉬움에 연신 자조섞인 신음이 나왔다. 복리를 생각하니 슬픔이 더해졌다. 최 본부장은 “아직 늦지 않았다”라며 위로했다. 그는 “‘국가소멸’이라는 말이 나오는 세상에서 퇴직연금, IRP 계좌 개설은 이제 필수가 됐다”며 “서글픈 이야기지만 내 연금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전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일수록 공격적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연금저축, IRP 계좌를 개설하고 꾸준히 공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 본부장과 일문일답.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무
※1편에서 이어짐

▲개인연금 관리에 대해 잘 모르는 직장인들은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나

△기자님처럼만 안 하면 된다. 연금저축 IRP 세액한도가 늘었다. 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 가능하고 IRP포함 총 900만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단 계좌부터 만들어라. 그러면 정부가 주는 일종의 공짜 쿠폰이 나온다. 배달의 민족에서 2000원짜리 공짜 배달 쿠폰 받고 좋아하면 안된다. 사회 초년생의 경우 900만원이 있을 가능성 적으니, 월급에서 조금씩이라도 모아서 계좌에 넣고 TDF를 사는 게 좋다. 일찍 시작할수록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 가령 900만원을 다 넣었을 경우 매년 정부가 148만원(고소득자 118만원)을 돌려준다. 이 돈을 다시 재투자한다고 생각해봐라. 복리의 마법을 무시하면 안된다. 지금 당장 안 쓰고 모은 10만원이 미래에 수백만원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투자도 러닝메이트가 필요하다. TDF가 이를 도와줄 수 있다. ETF를 연금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TDF는 젊었을 때는 위험자산을 확대하고 은퇴 시기가 오면 안전 자산을 알아서 늘려준다.

▲퇴직이 임박한 시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임금피크 하는 기업의 경우 퇴직이 다가올수록 연봉이 준다. 이 경우 은퇴까지 기다렸다가 받으면 퇴직금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미리 정산받아서 DC형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DC형이 없는 경우는 돈을 받아 IRP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만약 내가 더 이상 승진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면, 즉 지금 받는 연봉이 가장 높다는 생각이 들면 정산을 받는 게 낫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무
▲한화자산운용의 TDF가 디폴트옵션 최종 승인 과정에서 업계 2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우리가 한 7~9위에 해당한다. 그런 운용사가 2위에 올랐다. 3년 이상의 수익률 성과가 상당히 좋았다. 지난해 연금솔루션 TF를 만들어 운영했다. 현존하는 모든 TDF의 자산을 다 분해결합했다. 다른 운용사 상품의 장단점, 우리 상품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했다. 펀드 운용에 필요한 총 보수를 낮추고 장기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상품의 가성비가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추가 예산 없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디폴트옵션 상품 승인 과정에서 운용상품 수 기준 업계 2위에 올랐다. 한화자산운용은 모든 TDF 빈티지(2025·2030·2035·2040·2045·2050)의 승인을 받았다. 디폴트옵션 선정의 주요 평가 기준은 운용 성과, 자산배분, 보수 등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의 적절성까지 평가 기준에 포함됐다.)

지난해 키움자산운용이 MZ세대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상당수가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자세히 모른다고 응답했다. <사진제공=키움투자자산운용>
지난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980~2000년대 출생자 10명 중 8명이 노후가 불안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한 연금 지식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노후 준비를 못 하고 있는 MZ세대가 42.7%로 ‘보통이다(43%)’와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해당 설문조사는 MZ세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금에 관한 관심은 ‘있는 편(45.8%)’, ‘관심 많음(26.4%)’ 순이었는데 퇴직연금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운용 방법은 잘 모르겠다 답한 비율도 54.1%나 됐다. 퇴직연금 자산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형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점검에 관한 질문에는 ‘1년에 한 번도 안 한다’가 42.9%로 가장 높았고, ‘리밸런싱으로 수익률 개선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수익률 개선이 없거나 무의미한 수준이라는 답변이 45.2%를 차지했다.

최 본부장은 “기자님처럼 40이 넘어서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 20~30대는 결코 늦은 게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꾸준히 퇴직연금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면 보다 나은 노후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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