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7만전자의 열쇠”...삼성이 요즘 개발에 몰두한다는 것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1. 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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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엑시노스 2200
삼성전자가 일명 ‘갤럭시 칩’을 위한 반도체 개발 투자 확대에 나섰습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끌어올려서 경쟁사인 퀄컴을 넘어서겠다는 목표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를 포함해 미국 오스틴과, 미국 세너제이 등 해외에서까지 일제히 GPU 관련 개발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섰습니다. 삼성이 GPU 개발자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건설 현장 근로자를 봉고차로 실어 나르듯이 GPU 개발자들을 쓸어 모으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이처럼 GPU 인력을 대량으로 끌어모으는 배경으로 자체 개발 중인 일명 ‘갤럭시 칩’을 꼽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 GPU는 최신 고사양 스마트폰의 성패를 결정짓는 반도체입니다. 그래픽 처리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단순 연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병렬로 처리할 경우 더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기존 사용하는 CPU는 직렬식으로 고속의 순차 처리에 특화된 구조여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CPU로 그래픽 처리를 하면 단순 연산을 수없이 수행하느라 정작 중요한 연산은 구동을 대기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죠. 쉽게 예를 들면, 게임을 구동했는데 화면에 그림을 나타내느라 터치 입력이 지연돼 내 캐릭터가 적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GPU입니다. GPU는 CPU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병렬식 계산기입니다. 그래픽 처리를 위한 핵심 부품 중 하나로 CPU의 명령을 받아 모니터 상에 사물들의 모양, 위치, 색상, 질감 등을 표현해 줍니다. 고사양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상당수 소비자가 게이밍이 주요 목적인 것을 감안하면 GPU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죠.

이처럼 중요한 GPU지만 삼성전자에게 GPU란 ‘수난의 역사’를 상징합니다.

삼성전자는 당초 자체 개발한 AP인 엑시노스에 ARM의 GPU인 ‘말리’를 탑재해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엑시노스 시리즈들은 경쟁사 퀄컴 스냅드래건에 비해 전력 소모가 높고, GPU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지난 해 큰 변화를 택했습니다. 그동안의 기조를 바꿔 미국 반도체 제조회사 ‘AMD’와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약점으로 꼽혀온 GPU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협업이었죠

하지만 야심찬 도전의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엑시노스가 탑재된 ‘갤럭시S22시리즈’가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부터 발열, 성능 저하와 수율의 문제점을 보이면서 사실상 흥행 참패를 기록했습니다.

절치부심한 삼성은 AP 전략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MX사업부내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하고, 모바일 단말·칩세트 개발 전문가인 최원준 MX개발실장(부사장)을 AP솔루션개발팀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일명 ‘갤럭시 전용 칩’을 다시 만들겠다는 목표죠.

이 칩에 딱 맞는 GPU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입니다. 사실 삼성이 GPU 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6년경부터 ‘S-GPU’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자체 GPU를 개발하고자 수년 간 노력했으나 뚜렷한 결과물을 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엔 자체적으로 GPU를 만드는 대신 기존 AMD의 모델을 개조해서 갤럭시에 딱 맞게 전용 GPU를 만드는 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다시 ARM과 손을 잡고 공동 GPU 개발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의미있는 GPU 개발에 성공한다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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