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항공, 한~사우디 '비인기' 노선 30년 만에 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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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적 항공사 사우디아항공은 탑승객이 적어 중단했던 서울~리야드 노선을 30여 년 만에 다시 운항하고 있답니다.
대한항공이 2012년 사우디 노선을 15년 만에 재개했다가 5년 만에 다시 중단했고, 이듬해엔 운수권까지 반납했을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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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운수권까지 반납한 비인기 노선
수지타산 안 맞아도…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항공사 사우디아항공은 탑승객이 적어 중단했던 서울~리야드 노선을 30여 년 만에 다시 운항하고 있답니다. 단지 노선만 연 게 아닌데요. 이코노미 클래스 274석에 플랫 베드가 있는 비즈니스 클래스 24석을 갖춘 대형기 보잉787 드림라이너를 투입했습니다.
22일 사우디아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재취항한 이 직항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킹칼리드국제공항까지 12시간 40분을 날아간다고 해요. 올 때는 더 빨라 9시간 40분이면 한국 땅에 내립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현대건설 등 굴지의 국내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어 당초 직항편이 생기면 한국 출장객의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는데요.
그런데 정작 사우디아라비아를 오가는 국내 기업인들은 새로 생긴 직항편 대신 여전히 경유편을 선호합니다. 직항편의 도착지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인데 국내 기업들 사업장이 모여 있는 도시 담맘까지는 리야드에서 다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해요. 현지에 있는 국내 방산업체에 다니는 윤모(39)씨는 "직항 노선은 비행기로만 12시간 40분이 걸리지만 차량 이동 시간을 생각하면 오히려 경유하는 편이 빠르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이 운수권도 반납한 '비인기 노선'
사실 이 노선은 직항이 없던 시절에도 탑승객이 적은 '비인기 노선'으로 꼽혔습니다. 대한항공이 2012년 사우디 노선을 15년 만에 재개했다가 5년 만에 다시 중단했고, 이듬해엔 운수권까지 반납했을 정도였어요. 이후 대한항공은 중동 지역에선 사우디보다 이용객이 약 스무 배 많은 두바이 노선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2015년 인천~리야드 노선을 이용한 탑승객은 2만4,797명으로 같은 해 두바이를 오간 탑승객(37만3,323명)의 약 2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인데요.
결국 탑승객 수는 사우디아항공이 양국을 잇는 노선을 다시 연 진짜 이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운수권은 두 나라의 항공협정을 통해 확보하는 국가 자산의 개념"이라며 "운수권이 있어도 운항을 희망하는 항공사가 없으면 운항을 안 하듯 반대로 국적 항공사가 해당 노선의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도 운항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꼼꼼한 셈을 거쳐 수익을 내기 위해 재취항한 게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실제 사우디아항공 측은 양국을 잇는 항공편을 다시 띄우는 주요 목적으로 '사우디 항공 전략'을 꼽았는데요. 이는 2030년까지 사우디 왕국을 전 세계와 연결하려는 정책입니다. 회사 측은 "(한-사우디 노선은) 사우디아항공이 전 세계 250개 이상의 글로벌 목적지로 네트워크를 확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계획 중 하나"라며 "이번 재취항은 양국의 현지 비즈니스와 물류 체계, 제조 인프라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미래를 내다보고 이 노선을 선점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당장은 탑승률이 저조하지만, 향후 한국과 사우디의 교역이 늘어나면 양국을 오가는 탑승객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현지에 진출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다고 갑자기 프로젝트 수주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라며 "시간이 지나면 차츰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1945년에 설립된 사우디아항공은 중동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꼽힙니다. 사우디 내 공항 28곳을 포함해 약 100개의 목적지를 잇는 광범위한 글로벌 항공 노선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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