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2차전지 부품기업 '삼기이브이' 증권신고서 읽기
희망범위 하단 밑돈 1만1000원으로 공모가 확정
전기차배터리 부품업체 삼기이브이(EV)가 설 연휴 직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데요.
앞서 수요예측 결과 희망밴드(1만3800원~1만6500원) 하단을 밑도는 1만1000원으로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했어요. 공모주 청약을 고민중인 투자자를 위해 삼기이브이 증권신고서에 담긴 내용을 [공시줍줍]이 요약해봤어요.
2차전지 부품 '엔드플레이트' 제조... LG엔솔에 납품
삼기이브이는 전기차용 2차전지 부품 전문기업으로 지난 2020년 모회사인 자동차 부품 기업 삼기에서 물적분할해 설립했어요.
지난해 3분기 기준 삼기이브이 매출 비중의 77%를 차지한 '엔드플레이트'가 주력 상품이에요. 엔드플레이트는 배터리 화재·폭발 등 내부충격과 충돌 등 외부충격으로부터 2차전지를 보호하는 부품이에요.
삼기는 40년 이상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공법을 활용해 경량화 제품을 제조해 왔는데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엔드플레이트를 생산하고 있어요. 엔드플레이트는 배터리와 결합하는 용접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기포가 생기는 등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요. 삼기이브이는 이런 용접불량률이 경쟁사 대비 최대 6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해요.
이같은 우수 품질을 인정받아 LG에너지솔루션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요. 현재 LG에너지솔루션에서 사용하는 엔드플레이트 50% 이상을 삼기이브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요.
최근 매출은 주춤한 상황이에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803억원으로, 4분기 매출을 포함해도 지난 2021년 총 매출액 1169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수요예측은 부진... 공모자금 미국 시장 진출용
삼기이브이는 총 355만2037주를 공모할 계획이에요. 이중 신주모집은 213만1222주(60%), 구주매출은 142만815주(40%)예요. 당초 삼기이브이가 희망한 공모가는 1만3800원~1만6500원이었는데요.
희망공모가는 엔드플레이트 제조사인 세아메카닉스를 포함한 전기차 부품 기업 6개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서 결정했어요. PER은 현재 주가가 회사가 내는 순이익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비율이에요.
6개사의 평균 PER은 20.5배, 이를 활용해 삼기이브이의 주당 평가가액은 1만8536원으로 정했어요. 여기에 10.98%~25.51%의 할인율(평가 가치 대비 할인해주는 일종의 서비스 개념)을 반영해 희망공모가를 정했는데요.
하지만 사전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89%(총 807건 중 725건)가 희망공모가 하단(1만3800원)도 '너무 높다'고 판단했어요. 이러한 결과를 반영해 1만1000원으로 공모가격을 확정했어요.
이에 따라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회사로 들어가는 자금은 237억원이에요. 회사 측은 공모자금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에요. 이는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잠재 고객사들이 미국에 진출한데 따른 전략이에요.
최근 2차전지 제조업체들은 서둘러 미국 현지화에 나서고 있어요. 지난해 8월 미국이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전기차를 제조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현재 삼기이브이는 주요 2차전지 업체들의 생산지와 인접한 미국 앨라배마주에 부지를 확보하고 토목공사를 진행한 상태예요. 올해부터 공장을 짓고 설비를 도입해, 오는 2025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에요.
김치환 삼기이브이 대표이사는 "미국시장 진출에 현지 생산체계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경쟁사 대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오는 2025년에는 국내와 미국 법인을 합해 총 29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투자 유의사항은?
우선 최전방 산업인 전기차 업체의 생산량에 따라 회사의 실적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해요. 삼기이브이는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 등 해외 완성차 업체에 탑재되는 2차전지(LG에너지솔루션 제품)에 엔드플레이트를 공급하는데요. 이들 회사가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판매량이 줄어든다면 부품 제조업체인 삼기이브이에도 타격이 올 수 있어요.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출이 편중된 점도 살펴봐야 해요. 삼기이브이가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계약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 비중은 73.3%에 달해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삼기이브이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다른 업체의 부품 사용량을 늘릴 경우 삼기이브이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이에 삼기이브이는 고객사를 확대할 계획이에요.
핵심 상품인 엔드플레이트의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어요.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부품시장에 진입하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제조업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에요. 경쟁사가 늘어 가격경쟁을 하다 보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어요.
상장 후 유통물량은?
상장 후 시장에 풀리는 유통물량은 공모주 355만2037주와 사모펀드 등 벤처금융 및 전문투자자가 보유한 33만8468주를 합친 389만505주로 상장예정주식수 1428만614주 중 27.2%예요.
1개월 뒤에는 벤처금융 및 전문투자자가 보유한 118만4618주(8.3%)가 의무보유 해제돼 시장에 풀리고, 6개월 뒤에는 150만2070주(10.5%)가 거래 가능해져요. 또 상장주선인인 대신증권이 보유한 물량 7만2463(0.5%)주는 3개월 뒤 의무보유가 해제돼요.
상장 후 최대주주인 모회사 삼기가 보유한 삼기이브이 주식은 총 763만958주(53.4%)인데요. 이 중 713만958주(49.9%)는 2년6개월간, 50만주(3.5%)는 6개월 의무보유돼요.
50만주(3.5%)는 삼기가 현물배당으로 사용할 물량이에요. 삼기는 삼기이브이를 물적분할후 재상장하면서, 자사 주주들을 대상으로 보상 차원에서 삼기이브이 주식을 현물배당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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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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