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금리 10% 중반" 비용 부담에 서울 도심 금싸라기 땅도 삽 못떠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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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며 서울 강남 도심에 위치한 건설 현장마저 삽을 뜨지 못하고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로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자 과거 개발 현장에 자금을 지원했던 대주단들이 투자금을 중간에 회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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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아지자 브리지론 대주단 자금 회수
강남·역삼 인허가 토지 재매각 나서기도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며 서울 강남 도심에 위치한 건설 현장마저 삽을 뜨지 못하고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로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자 과거 개발 현장에 자금을 지원했던 대주단들이 투자금을 중간에 회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의 주차장 부지를 주거 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해온 이든 센트럴 한남 PFV는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브리지론(대출) 2210억 원을 상환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EOD는 일반적으로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을 때,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자금에 대해 회수를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시기 서울 강남구 청담 사거리에 개발 중인 루시아 청담 514 더테라스 역시 1500억 원의 대출을 갚지 못했다. 대주단인 SK증권과 메리츠화재 등과 기한이익 부활 및 연장조건을 협의하고 있지만 일부 채권자의 자금 회수 요구가 거센 탓에 조율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지론은 부동산 개발 단계에서 토지 매입 대금과 시행사 운영비 등 공사에 착공하기 전 사용할 자금을 차입하는 용도로 마련된다. 만기는 주로 1년~1년 반 정도로 짧다. 주로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2금융권이 대주단으로 참여하는데, 개발 현장 특성 상 착공 후 준공까지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인허가 등 위험 요소가 많다.
부동산 시행사들은 2020년 이후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호조에 힘입어 앞다퉈 토지 매입에 나섰다. 고수익을 눈여겨본 증권사들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관권을 확보하기 위해 브리지론에 자기자본을 잇따라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원재료와 공사비가 급증했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률이 떨어지자 사업성이 급격히 저하된 것이다. 브리지론에서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시행사들은 자기자금으로 이자와 수수료를 지불하고 만기를 연장하는 등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달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잇따라 계약금을 걸거나 토지를 매입해온 디벨로퍼와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보유한 땅을 헐값에 내던지며 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이든자산운용은 이달부터 2호선 강남역과 9호선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일부 토지를 매각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접촉에 나섰다.
강남권 하이엔드 주거시설을 개발하는 아스터그룹 역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과거 SK D&D에서 인수했던 역삼동 부지(아스터개발 제11호역삼부지)를 지난달 마스턴투자운용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매매 조건과 구조에 대한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1~2년 전 부동산 경기가 한참 좋을 때까지만 해도 강남 지역에서 개발 가능한 땅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금리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과거 LTV 100% 이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온 곳들은 버티는 것조차 어려워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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