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선업 인력난의 근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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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이 넘쳐난다.
최근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 얘기다.
호황기가 오기 전 5~6년 동안 이어진 침체기에 조선업을 떠난 노동자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서 일감이 넘쳐도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 인력난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고품질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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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일감이 넘쳐난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 계약물량을 반납할 정도다.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대학생 등 무경력자는 물론 신용불량자나 전과자에게도 어서 오라고 손을 내민다.
최근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 얘기다.
국내 조선업계는 2021년부터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몰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주요 조선사 모두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급증한 주문에 수익성 좋은 사업만 골라 받을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을 계열사로 둔 HD현대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197척, 239억5000만 달러(약 29조58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목표를 40%가량 초과한 수치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목표보다 각각 117%, 107% 높은 수준의 수주를 달성했다. 이들 조선 3사가 지금까지 확보한 일감은 앞으로 3년간 수주가 없어도 괜찮은 규모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많아 실적도 좋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수주 실적만큼 뜨겁지 않다.
부족한 인력에 모두가 아우성친다. 호황기가 오기 전 5~6년 동안 이어진 침체기에 조선업을 떠난 노동자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서 일감이 넘쳐도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자료에 따르면 조선업계 노동자는 지난 2014년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를 합해 20만344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조선업 경기가 꺾이면서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2021년 9만2687명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현장에 1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많은 노동자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떠나고, 남은 노동자도 위험하고 힘든 업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도 2014년 대비 30%가량 줄어든 임금을 다시 정상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요구에서 시작됐다.
노동환경이나 조건이 좋지 않으니 당연히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20·30대 청년이 조선업 취업을 기피하고, 40·50대 경력 노동자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버린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내놓은 대안은 외국인 노동자다. 정부는 지난 6일 조선업계 외국인 노동자 도입 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고, 기업별 외국인력 허용 비율도 2년간 20%에서 30%로 완화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의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으로 채우는 임시방편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우와 노동 환경을 개선해 누구나 일하고 싶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올해 조선업계는 수주 목표를 줄이면서도 저가 수주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미 충분한 일감을 쌓아 놓은 만큼 이익이 충분히 나는 사업만 받을 계획이다. 이익이 많이 나면 노동자에 돌아가는 몫도 커져야 한다. 조선업계 인력난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고품질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
세심한 정책튜닝과 현명한 조직관리가 그래서 더 절실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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