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지나면 은행 문 9시에 열릴까…노사 줄다리기 '팽팽'

오는 30일 실내마스크 의무 사라지면서 '1시간 단축영업' 정상화 촉각
사측 "즉각 원상복귀" vs 노조 "협의 필수…개점 30분 늦춰야" 줄다리기.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가운데, 은행권 노사는 '1시간 단축영업' 정상화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당초 합의서 내용에 따라 실내 마스크 해지 시 즉각 업무시간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노조 측은 바뀐 영업환경에 따라 30분 늦춰진 개점 시간만큼은 지켜져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지난 20일 '정부의 실내 마스크 해제 방침 관련 은행 영업시간 문제에 대한 금융노조 입장문'을 내고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측에 노측이 요구한 27일 태스크포스(TF) 대표단회의의 정상적인 개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은행 영업시간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한 시간 단축돼 운영되고 있다. 기존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다. 당시 노사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 영업시간 단축 여부를 산별 단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시 고객과 장시간 상담해야 하는 은행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단축영업이 노사간에 일시적으로 합의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20일 이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조정하기로 했지만, 소비자 불만이 고조되는 만큼 금융노사는 이전부터 영업시간 정상화를 두고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달 12일에는 TF발족과 1차 임원급 회의를, 16일에는 대표단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는 사측이 당초 합의문에 따라 실내 마스크 해제 시 즉각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가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해서는 산별단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반발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조는 은행폐점 시각 오후 3시30분은 4시로 되돌리더라도 개점 시각인 오전 9시30분은 유지하는, 영업시간을 기존대비 30분 감축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내점 고객이 거의 없는 오전 시간 영업개시는 현행대로 9시30분에 하되 영업마감 시간은 현행 오후 3시30분에서 오후 4시로 늦추는 방안을 사용자 측에 제안했다"면서 "사용자들은 은행 점포 폐쇄 문제에는 관심도 없던 금융정책감독 수장들의 말 몇 마디에 얼어붙어 '무조건적인 과거 회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은행들은 영업시간을 원상 복귀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합의서에도 단축영업 기간을 실내 마스크 해지 전까지라고 돼 있다. 관련한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영업점 운영시간을 재조정하는 문제를 두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소비자 불편만 가중되는 양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개별 은행들도 독단적으로 영업시간을 과거 기준대로 정상화하는 데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노사가 어느 정도 합의를 끌어내야 영업시간 조정이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크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