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뛰었던 방산주, 올해는 -6.8%…호시절 갔다? 증권가 전망은
지난해 최고 50% 이상 올랐던 방산주들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가 바뀐 후 방산주들이 미끄러지고 있지만, 증권가 전망은 여전히 밝다. 전문가들은 자주국방이 세계의 새로운 흐름이 된 만큼 중장기 성장성이 높고, 방산 수출에 따른 실적 증가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주들은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 LIG넥스원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29%다.
대표적인 방산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수익률은 각각 -6.88%, -6.69%, -7.63%로 모두 마이너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익률은 3.4%이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7.10%를 밑돌았다.
지난해 하락장에서도 한국항공우주의 연간 주가 수익률이 56.86%,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익률이 53.33%였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 방산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의 주가수익률은 차익 실현 등의 영향으로 대체로 시장수익률을 하회했다"면서도 "방산 수출 관련 기대감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은 다음 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방산전시회 'IDEX 2023'에 참여해 K2 전차, K9 자주포, FA-50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향후 중동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을 UAE 아부다비 해외지사를 개소했다.
또 국방분석업체 제인스(Janes)에 따르면 이집트 국영 아랍산업화기구(AOI)는 한국정부 인사 및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위 임원들과 만나 FA-50의 현지 생산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협상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지만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협상 성사 시 FA-50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와 FA-50의 엔진(GE F404)을 면허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신냉전 체제가 시작된 만큼 중장기적으로도 방산주의 성장 가능성은 유효하다는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동맹국 등 친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중국 중심의 반서방 국가 간의 이합집산이 구체화 될 것"이라며 "이같은 긴장 고조는 국방비 지출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은 유럽,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어 방위 산업 연구 개발 등에 협력할 잠재력이 크다"며 "이미 대규모 방산 수출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 외에도 다른 유럽 국가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는 폴란드 군비청과 각각 K2전차, FA-50경전투기, K9자주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폴란드와 5조원 규모의 천무 실행 계약을 체결했다.
또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방위비 비중을 기존 2%에서 3%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 업체들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봉진 연구원은 "올해 국내 방산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20%, 영업이익은 40% 증가할 것"이라며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도, 이 정도 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업은 없다. 국내 방산업체는 방어주뿐 아니라 성장주로서의 입지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해외 업체들보다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예상보다 길어진 전쟁으로 인한 재고 보충과 세계 각국의 군 현대화 추진 가능성이 높다"며 "방산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투자가 확대될 대표적인 산업"이라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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