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이름 바꿨다가 오해"…'3조 신화' 토종기업 회장의 회고
전국 1500개 매장을 찾는 하루 평균 소비자는 100만명, 1시간 마다 판매되는 상품은 42만개에 달하지만 대다수 제품가격은 1000원. 연매출액이 3조원에 육박하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 얘기다. 박정부 다이소 회장이 1988년 당시 45세에 나이에 처음 개인 사업에 뛰어들어 올해로 35년만에 이룬 성과다. 올해로 80세를 맞은 박 회장은 그 동안의 소회와 경영 비결을 담은 책도 펴냈다.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른 박 회장의 책 '천원을 경영하라'는 자서전과 경영전략서의 중간 쯤이다. 박 회장은 인생에서 성실하고 집요하게 균일가 유통사업의 본질을 파고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유통업계 성공 신화로 입지전적인 인물이지만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어떻게 성공했는지 다루고 있다. 마침 지난해 경영에서 한 발 물러난 박 회장이 직원들과 두 딸에게 남기는 '가이드 라인' 격이다.
박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도 여전히 품질 경영과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박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무식에서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높은 품질, 가성비 높은 균일가를 선보이고자 노력하자"며 "매장과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자 회사의 사업 역량에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한 경영전략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무턱대고 열심히 해서 성공해라는 얘기는 아니다. 박 회장은 책의 서문에서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성공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화려하게 주목받는 며칠이 아니"라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젊은이들과 또 너무 늦은 나이로 불안해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도 전한다. 설날 명절을 맞아 많이 소개되지 않은 책의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
다이소는 사업초기부터 책정한 균일가 정책을 고수했다. 대다수 제품은 1000원이며, 최고가가 5000원을 넘지 않는다. 가격 단위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으로 6가지다. 박 회장은 "가격 인상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라면서도 "균일가의 기본 가격을 인상하거나 일반 할인점으로 노선을 바꾸는 것은 설립 철학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박 회장의 계획은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다. 건설 시행사를 만들어 뛰어 들었지만 부동산 시장침체로 분양에 실패한 것이다. 박 회장은 "상가 건물은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 애를 먹이고 있다"며 "실패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한 눈 팔지 않고 우리만 할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 좌우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 업체가 임의로 원료를 변경하는 것을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불량이 났을때 잘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불량을 만들지 않는 것이 품질관리"라며 "사후 관리보다 선행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책의 말미에 '나는 아직도 고객이 두렵다'고 적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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