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림의 월가프리뷰]기술주 랠리 언제까지…빅테크 실적 시험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기업 실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형 기술주의 반등이 의심의 벽에 부딪혔다. 기술주는 지난해 급락한 이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도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물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는 올들어 거의 6.2% 올랐는데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상승률 3.45%보다 높다. 기술주와 더불어 통신서비스, 재량소비재가 포함된 대형주도 급등했는데 아마존, 메타플랫폼, 엔비디아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덕분이다.
지난해 대형 기술주가 과매도됐다는 평가 덕분에 올들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며 반등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채권 수익률(금리)이 급등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를 압박했지만 올해 금리 상승세가 완만해진 것도 기술주의 반등에 도움을 줬다.
하지만 기술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면서도 널리 예상되는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체이스인베스트먼트카운슬의 피터 터즈 사장은 최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지분을 매각했는데 이번 반등이 계속 가려면 "올해 전망이 예상보다 덜 나빠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성장주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수 년 동안 이어졌던 제로금리에 힘입어 뉴욕 증시를 이끌었다. 하지만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강력한 긴축을 단행했고 기술 성장주는 지난해 증시 전반의 매도세에 휩쓸려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기술성장주가 단기간에 과거와 같은 주도적 위치를 되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스닥 100지수는 지난해 33% 떨어졌는데 S&P500의 낙폭 19.4%보다 더 심했다. 스트래티지아스에 따르면 2021년 말 시가총액 기준 6대 종목들은 애플, MS,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였는데 이 종목들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서 18%로 떨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2000년 초 닷컴버블이 터진 이후 패턴과 유사하다. 스트래티지아스에 따르면 당시 6대 종목들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고 17%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수 년에 걸쳐 5%로 쪼그라들었다. 스트래지아스의 크리스 베론 기술매크로 리서치 본부장은 기술주가 시장 주도권을 점차 잃어가는 것에 대해 "월 혹은 분기가 아니라 연 단위의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적 시험대
S&P500의 과반이 오는 2주 동안 실적을 내놓는다. 24일에는 시가총액 기준 2대 기업인 MS, 25일에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IBM, 26일에는 인텔이 어닝을 공개하고 다음주에는 시총 기준 최대 기업인 애플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실적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IBS에 따르면 4분기 S&P500의 실적은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술주의 경우 감소폭이 9.1%로 실적이 시장평균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대형주들이 한때 눈부신 성장을 예고했지만 이제 관건은 불황에 직면한 상황에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다. 지난주 알파벳은 전체 인력의 6%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정리한다고 밝혔는데 최근 대형 기술업체의 감원 규모 가운데 가장 크다. MS는 1만명을 줄이고 아마존도 1만8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체리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는 "최소한 합리적 성장세를 유지하면서도 비용 절감을 보여준다면 제일 좋지만 성장과 비용 사이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술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은 아직 시장 전반에 비해 높지만 지난해 매도세 이후 완만해졌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S&P500의 기술주는 여전히 시장 전반보다 19%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는 데 이는 지난 10년 평균 7%보다 높은 것이다.
하지만 기술주 매도베팅을 꺼리는 투자자들도 여전하다. 웰스파고투자협회는 미국 업종 가운데 기술주를 선호한다고 꼽았다. 웰스파고의 사메르 사마나 수석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경기 침체를 예상하며 많은 기술업체들이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탄력적인 사업을 운영한다고 예상했다.
그는 "기술주 투자에 참여하지 않기에는 너무 중요하고 너무 비중이 크다"며 "지난 수 년 동안 기술주가 S&P를 수월하게 우월했지만 이러한 시절을 지나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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