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싣는 무인차, 유도로켓… K방산, 세계 최강 美도 노린다
한국 방위산업 기술 수준이 향상되면서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인 미국도 한국이 개발한 무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들은 기술 우수성을 인정하는 미 국방부 인증을 획득했고, 미국 방산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23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지능형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은 지난해 10월 미 국방부가 선정하는 해외비교성능시험(FCT·Foreign Comparative Test) 대상 장비로 선정됐다. 이는 국내 개발 군용무인차량 가운데 처음이다.
FCT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동맹국의 우수한 국방 장비와 기술을 시험·평가해 미군의 주력 무기체계 개발·도입에 필요한 핵심 기술 또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리온스멧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16~2019년까지 민·군 기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사륜형 보병 전투지원용 다목적무인차량을 개조해 만든 차량이다. 최고 속도와 적재 중량, 항속 거리 등 주요 성능을 대폭 향상하면서 해외 고객이 요구하는 눈높이에 맞췄다.
아리온스멧의 중량은 1.8톤(t) 정도로 500㎏ 이상의 물자를 적재할 수 있다. 전기 충전식으로 1회 충전에 100㎞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포장도로 43㎞/h, 비포장도로 34㎞/h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29일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미 군 관계자들의 입회 아래 아리온스멧의 성능 시연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미군의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획득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FCT 프로그램을 통과하면 미국 무기체계 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세계 방산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미 국방부로부터 시험평가 예산을 지원받아 해당 장비·기술에 대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지난 2020년 4월에는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 국내 개발 유도무기 중 처음으로 FCT 프로그램을 통과하기도 했다. 비궁의 FCT 시험비행은 미국 국방부 평가단 참관하에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2019년 10월 실시됐는데, 미국 측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에서 10발을 모두 명중해 우수성을 확인받았다.
약 7㎝의 직경을 가진 비궁은 유도조종장치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발사 후 발사자가 유도탄을 직접 조종할 필요가 없는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으로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LIG넥스원은 작년 7월 림팩(RIMPAC·환태평양훈련)에 참가 중인 세계 26개국 해군을 대상으로 비궁을 선보이는 등 해외 시장 수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4조원 규모의 미국 장갑차 교체 사업에도 뛰어든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한화디펜스)는 2021년 7월 미국의 군용차량 개발 업체인 오시코시 디펜스(Oshkosh Defense)와 함께 미 육군의 차세대 유·무인 복합 운용 보병전투장갑차 개념 설계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 육군의 선택적 유인차량(OMFV·Optionally Manned Fighting Vehicle) 개발 사업의 2단계 개념 설계에 참여할 5개 경쟁 후보 중 하나로 ‘오시코시-한화’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이다.
OMFV 사업은 1981년부터 사용된 미 육군의 M2 브래들리 장갑차 3500여대를 교체하기 위해 추진되는 미 육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 과제로, 총사업비는 54조원에 달한다. 선정된 5개 후보는 미 육군이 제시한 주요 요구 사항에 맞는 개념연구와 설계 작업을 수행해 제안서를 제출했고, 올해 상반기 중 상세설계와 시제품 개발을 맡을 3개 후보군으로 압축된다. 이후 다시 3개 후보가 경쟁해 2027년 중 최종 업체가 선정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OMFV 사업에 설계 제안서를 제출했고 지금은 미 국방부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선정 결과에 따라 향후 상세 설계, 시제품 개발 등 절차를 추가로 거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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