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대’에 울고 웃은 ‘우승 할 때 됐는데…’의 김보미와 조재호-웰뱅PBA

이신재 2023. 1. 2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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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은 어디에 있어도 똑같다.

첫 1점이든 중간 1점이든 마지막 1점이든 한 샷 이긴 마찬가지다.

걸어치기 원뱅크가보였고 김보미도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샷을 날렸다.

처음 돗대를 놓친 11이닝에 섬세한 뒤돌리기에 이어 쓰리 뱅크 샷으로 5연타를터뜨리며 6:8로 성큼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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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은 어디에 있어도 똑같다. 첫 1점이든 중간 1점이든 마지막 1점이든 한 샷 이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1점은 결코 같지 않다.
돗대에 울고 웃은 김보미(왼쪽)와 조재호(사진=PBA)
‘돗대 신사’, ‘돗대 매너’라는 말도 마지막 1점의 어려움을 좋게 포장한 것이다. 빨리 끝내려는 바쁜 마음이 투영되었는지도 모르지만 어쨋든 돗대는 어렵고 돗대를 빨리 처리하지 못하면 뒤집히는 경우가 꽤 많다.

그건 프로든 동호인이든 다르지 않다.

22일 ‘2023 웰뱅 LPBA 챔피언십’ 4강전 김보미. ‘뜨거운 샷 감’으로 3세트 1 이닝에 10 연타를 쏘았다.

넣어치기 원 뱅크로 2득점 포문을 연 김보미는 섬세한 두께와 힘으로 뒤돌리기, 옆돌리기를 연속해서 성공시키며 10점 고지에 성큼 올라섰다.

1점만 더하면 1천만원 상금의 퍼펙트 큐였다.

공 1개가 쿠션에 붙었지만 칠 수 있는 공이었다. 걸어치기 원 뱅크가 보였고 김보미도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샷을 날렸다. 그런데 조금 강하게 맞았고 내공이 제 2목적구를 피해 갔다.

아쉬운 퍼펙트 큐 였지만 다음 이닝에서 그 1점을 채워 1,2 세트 완패의 흐름을 바꾸었다.

5세트 10이닝. 김보미가 대회전 뱅크 샷을 성공시키면서 3연타, 10점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앞서 두 차례나 플루크가 터져 행운을 받은 김보미여서 낙승이 보였지만 원뱅크 넣어치기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1점 남은 8:1이어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김예은은 4 세트 패배로 샷이 흔들렸는지 10 이닝까지 1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4세트에서 김보미는 네번 째 만에 마지막 1점을 완성했다. 첫 샷은 두꺼워서, 두번 째, 세번 째는 쫑이 나서 놓쳤다.

그 사이 김예은이 10점까지 따라왔지만 그 역시 어렵지 않은 되돌아오기 매치 포인트를 실패했다. 덕분에 김보미는 10이닝에서 마무리, 11:10으로 이겼다.

1점을 친 김예은과 1점만 남긴 김보미.

김보미가 마침내 4강벽을 뚫고 첫 결승에 오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흔들렸던 김예은이 김보미의 돗대 실패를 보면서 갑자기 샷을 되살렸다.

처음 돗대를 놓친 11이닝에 섬세한 뒤돌리기에 이어 쓰리 뱅크 샷으로 5연타를 터뜨리며 6:8로 성큼 다가섰다. 7점 째는 맞을 게 쫑이 나면서 놓쳤다.

김보미의 기회. 어느 정도 자신 있는 쓰리 뱅크 그림이었고 정확한 계산하에 샷을 날렸다. 잘 맞는 듯 했지만 첫 공을 맞고 밀리면서 두 번째 목적구를 천천히 비켜갔다.

그 바람에 공을 모아 주었고 김예은이 투 뱅크 넣어치기로 8점에 이른 후 뒤돌려치기로 단숨에 매치 포인트을 올렸다.

일찌감치 9부 능선에 오르고도 마지막 1점이 모자라 추락하고 만 김보미였다.

조재호는 울다 웃었다. 13점에 먼저 도달, 뱅크 샷 한 번이면 끝나는 2세트를 질질 끌다가 빼앗겼다. 그가 두 차례나 헤매는 사이에 박동준은 14이닝에 6연타를 터뜨린 후 16 이닝에서 마무리 타를 쏘았다.

세트 스코어 0-2였다. 다행히 3, 4세트를 15:0, 15:1로 잡아 5세트 싸움까지 갔다. 하지만 막큐에서 박동준에게 8강을 넘기는 줄 알았다.

조재호는 9 이닝에서 9점째를 올리며 9:9 동점을 만들었으나 ‘길 공’에가까운 투 뱅크 샷 모양을 만들어 주었다.

한 방이면 끝이고 졌다 싶었다. 박정근도 바로 그 길을 보고 가볍게 터치했다. 그러나 너무 조심스러웠다. 맞긴 했지만 1cm 가 모자라는 투 큐션 이었다.

박정근이 넘긴 공도 뱅크 샷 그림. 반대 쪽 코너에 두 공을 모아 놓았다. 엇각으로 서있어서 조금 까다로웠지만 가슴을 쓸어 내린 조재호의 마지막 큐가 두 공을 동시에 때렸다.

11:9, 그리고 세트 스코어 3-2. 돗대의 승리로 조재호가 결국 8강 고지에 올랐다.

그저 그럴 수도 있는 마지막 한 점 돗대. 통계로 보면 별 차이가 없지만 느낌상으론 매우 무거운 1점이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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